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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기는 겨울 피부 … 미스트보다 수분크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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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홍성희(34·여·서울 은평구)씨는 날씨가 추워지면서 화장하는 시간이 부쩍 길어졌다. 세안을 하고 평소대로 스킨·에센스·크림·자외선차단제 순으로 화장품을 발랐다. 하지만 허옇게 일어나는 각질 때문에 파운데이션이 들뜨기 일쑤였다. 더 큰 문제는 메이크업 이후였다. 윤기가 없이 건조하다 못해 피부 곳곳에 쌀겨 같은 각질이 일어났다. 특히 입술과 볼 주변이 심해 입을 크게 벌려 웃을 때마다 입술에 붙어 있던 자잘한 각질 틈새가 벌어져 피가 났다. 미스트(워터 스프레이)를 뿌리거나 립글로스를 발라봤지만 효과는 그때뿐이었다. 한림대학교 강남성심병원 피부과 박천욱 교수는 “찬바람이 부는 겨울에는 피지와 땀 분비가 줄어 피부가 건조해진다”며 “수분을 빼앗긴 피부는 탄력이 떨어져 주름이 생기거나 노화로 이어질 수 있어 평소 꾸준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입술 튼다고 침 바르면 건조증 더 악화

겨울철에는 피지와 땀 분비가 줄어 피부가 건조해진다. 탄력이 떨어져 주름이 생기거나 노화로 이어지기 쉽다. [중앙포토]

입술은 다른 부위보다 각질층이 얇고 땀샘과 피지선이 없어 쉽게 건조해진다. 건조한 상태에서 무턱대고 립스틱을 바르면 발색이 잘 안 될 뿐만 아니라 건조증이 더욱 심해진다. 박 교수는 “립스틱에는 에오신이라는 성분이 들어 있어 입술 점막을 자극해 입술을 더욱 건조하게 만든다”고 설명했다. 립스틱을 바르기 전 보습 크림이나 입술 전용 립밤을 발라 입술을 촉촉하게 한다. 립스틱을 고를 때는 비타민 A·C·E 등의 성분과 수분 유지 기능이 있는 제품을 고른다.

 건조할 때마다 입술에 침을 바르는 습관도 피한다. 고운세상 피부과 안건영 원장은 “침을 바르면 입술 표면의 보습 물질을 씻어내 오히려 수분이 증발하고 건조증이 심해진다”고 말했다. 음식을 먹은 후 두루마리 휴지나 거친 냅킨으로 입술을 문지르는 습관도 입술에 무리한 자극을 준다. 입술에 일어난 각질을 뜯어내는 이도 있는데 입술을 거칠게 만든다. 각질은 입술을 물에 불려 부드러운 스펀지나 퍼프로 살살 밀어내 제거한다. 각질이 일어나는 입 주변에 꿀을 넓게 펴 바른 후 랩으로 잠시 감싸주면 입술이 촉촉해진다.

 입술이 건조하고 가렵거나 물집이 생긴다면 알레르기성 피부염이나 단순포진 등의 바이러스성 질환일 수도 있다. 치료를 미루면 입술 색이 흐려지거나 입술 선이 매끄럽지 못해 색소침착이 일어날 수 있으므로 조기에 치료한다.

볼 각질제거는 주 1~2회 정도가 적당

피부 각질층의 정상적인 수분 함량은 15~20%. 하지만 수분 함량이 10% 이하로 떨어지면 피부가 심하게 당긴다. 피부가 건조하다고 얼굴에 바셀린을 바르는 사람도 있는데 잘못된 습관이다. 국홍일피부과 국홍일 원장은 “바셀린이 각질층에서 지방막을 만들어 수분이 증발하는 것을 억제해 피부가 일시적으로 부드러워지긴 하지만 남용하면 오히려 독이 된다”고 설명했다. 바셀린은 석유에서 얻어지는 광물질의 일종. 바셀린을 바르고 햇볕을 쬐면 바셀린 자체의 산화작용에 의해 피부가 검게 타거나 여드름 등이 악화할 수 있다. 바셀린보다는 자극성이 적은 동·식물성 오일을 사용한다.

 매일 필링제로 각질을 제거하는 사람도 있는데 각질 제거는 일주일에 1~2회 정도면 적당하다. 클렌징이 지나치면 피부 표면의 피지막이 벗겨지고 보습 인자를 빼앗긴다. 겨울철에는 지성피부인 사람이라도 지성용 세안제보다는 보습 성분이 들어 있는 클렌징 용품을 사용한다. 세안 후 로션은 한꺼번에 많이 바르는 것보다 여러 번 나눠 덧바르는 것이 효과적이다. 박 교수는 “화장솜에 생수를 적셔 냉장고에 보관해 두었다가 아침마다 스킨을 적셔 가볍게 두드려주면 보습에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미스트를 자주 뿌리는 습관도 피한다. 일시적으로 피부가 촉촉해질 뿐 피부가 더욱 건조해진다.

발바닥, 크림 바르고 랩으로 감싸 부드럽게

[중앙포토]

발바닥 각질과 발뒤꿈치 굳은살은 겨울철 더 심해진다. 대중목욕탕 바닥에 발꿈치를 문지르거나 돌이나 칼로 각질을 긁어내는 사람도 있는데 잘못된 습관이다. 한림대학교 강동성심병원 피부과 김상석 교수는 “굳은살뿐 아니라 정상적인 살까지 떼어내 세균 감염 위험이 있다”고 설명했다. 심한 자극을 줄수록 각질층은 한 겹씩 두꺼워진다. 김 교수는 “따뜻한 물에 발을 담가 잘 불린 다음 발뒤꿈치에 로션이나 크림을 듬뿍 바르고 랩이나 거즈 등으로 감싼 후 잠자리에 들면 발뒤꿈치가 부드러워진다”고 조언했다. 발전용 스크럽제로 각질을 제거하고 풋크림(발 전용 크림)을 바르는 것도 도움이 된다. 보습·각질 연화제 성분이 들어 있다.

 춥다고 옷을 껴입으면 피부 온도가 높아져 피부가 건조해진다. 특히 합성섬유의 털옷이 피부 위에 바로 닿으면 통풍이 잘 안 되고 땀이나 노폐물의 흡수가 적어 피부가 더욱 건조해진다. 피부와 직접 닿는 곳은 천연 소재의 면 옷을 입고 그 위에 스웨터를 입는 것을 권한다. 샤워를 하고 난 후에는 물기를 살짝 닦아내고 몸에 수분을 공급하는 로션이나 크림을 골고루 바른다.

장치선 기자

겨울철 건조한 피부, 촉촉하게 만들어볼까

■ 성인 기준으로 하루에 8잔 이상(1.5~2L)의 물을 마신다.

■ 립스틱을 바르기 전 보습 크림이나 입술 전용 립밤을 바른다.

■ 립스틱을 고를 때는 수분 유지, 입술 보호 기능이 있는 제품을 고른다.

■ 입술이 건조하다고 침을 바르지 않는다.

■ 밥을 먹고 두루마리 휴지 등으로 입술을 닦지 않는다.

■ 세안을 할 때 입술 전용 클렌저로 립스틱을 지운다

■ 얼굴에 바셀린을 바르지 않는다.

■ 돌이나 칼로 발 뒤꿈치 각질을 무리해서 제거하지 않는다.

■ 가습기 등을 이용해 실내 습도를 유지한다.

■ 세안 후 스킨이나 로션은 여러 번 나눠 충분히 흡수시킨다.

■ 합성섬유의 옷을 입을 때는 천연 소재의 면 티셔츠 등을 안에 입어 준다.

겨울철 촉촉피부 관리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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