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광 천일염’ 수도권 김장나들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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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림수산식품부가 주최한 제1회 염전콘테스트에서 친환경 부문 대상을 받은 영백염전의 오주섭 이사가 천일염을 한 움큼 들어 보이고 있다. [프리랜서 오종찬]
정기호 영광군수

최근 서울시 특별사법경찰은 중국·인도에서 수입한 소금 314t을 포장만 바꾸거나 국내산과 섞어 국내산 천일염으로 둔갑시켜 시장·마트 등에 1억5000만원 어치를 판 혐의로 업주를 구속하고 직원 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인천해양경찰서도 중국산 900t을 국내산으로 속여 서울·인천지역 시장 등에 유통한 혐의로 6명을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 이들은 중국산을 포대(30㎏)당 9000원에 구입한 뒤 국내산인 양 속여 1만8000~2만원을 받고 팔았다.

 천일염이 3월 일본 대지진 이후 가격이 폭등하고 김장철을 맞아 수요한 급증한 틈을 타 가짜 국내산이 유통되고 있는 가운데 전남 영광군이 지역 천일염을 가지고 수도권 소비자들을 찾아 나선다. 2~4일 경기도 고양시 일산 농협하나로클럽에서 천일염 등 향토 특산물을 직판하는 행사를 한다. 124개 염전(580㏊)이 있는 영광군은 신안군에 이어 제2의 천일염 주산지이다. 전국 생산량(2010년 약 22만t)의 14%를 차지하고 있다.

 이번 행사에서는 농림수산식품부가 주최한 제1회 염전 콘테스트에서 친환경 부문 대상을 탄 영백염전의 ‘갯뜨락 오가닉 소금’을 5000원씩 할인해 판다. 20㎏ 포대는 3만원, 10㎏ 포대는 2만원이다. 또 백서염전의 탈수 천일염과 황토염전의 황토·녹차·지장수 천일염, 천일염 비누 등을 판다.

 하찬기 영광군 천일염담당은 “행사가 끝난 뒤에도 우리 군청에 문의하면 믿을 만한 염전을 안내해 주겠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지역 소금은 넓은 갯벌을 거쳐 들어온 바닷물로 만든다. 때문에 신안군 섬들의 염전에서 생산한 것보다 몸에 이로운 미네랄 성분이 많다”고 말했다. 영광 굴비가 다른 지역의 것보다 특히 맛있는 것도 천일염 영향이 크다는 것이다. 영광군의 천일염 주산지인 염산면의 경우 썰물 때 드러나는 갯벌 폭이 2㎞가 넘는다.

 이번 수도권 원정 직판행사에서는 굴비와 모싯잎 송편, 찰보리 빵·호두과자 등도 할인해 판다. 이들 상품은 영광군 특산물 쇼핑몰(www.ygbest.com)에서도 판매 중이다.

 정기호 영광군수는 “우리 군에 경사가 잇따라서 화답하는 차원에서 전국적으로 이름난 지역 먹거리를 가지고 가, 자매결연한 고양시에 가 행사를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영광군은 국토해양부가 주최한 제1회 대한민국 자연경관 공모에서 백수해안 노을길이 자연경관 분야에서 전국 1위에 뽑혔다. 또 농촌진흥청이 한국갤럽에 의뢰해 1만5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전국 151개 농촌 시·군의 인지도·매력도 설문조사에서 영광굴비가 먹거리 부문 인지도 1위를 차지했다.

글=이해석 기자
사진=프리랜서 오종찬

◆국내산과 수입 천일염의 차이=좋은 천일염은 알갱이의 크기가 일정한 편이고, 결정에 각이 살아 있다. 손가락으로 비볐을 때 잘 부서진다. 간수가 빠져, 같은 무게라도 부피가 크다. 수입 천일염은 알갱이 크기가 불규칙하고, 염도가 국내산(80~86%)보다 훨씬 높아 쓴 맛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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