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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챔프 1차전] 에닝요 2골 … 전북, 누가 1위 아니랬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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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프로축구 전북의 에닝요(등번호 8)가 30일 울산 문수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울산과의 K-리그 2011 챔피언결정전 1차전에서 울산 수비벽 사이를 뚫는 프리킥을 차고 있다. 에닝요는 두 골을 넣어 2-1 승리를 이끌었다. 전북은 4일 열리는 2차전에서 비기기만 해도 우승한다. [울산=정시종 기자]
에닝요

프로축구 전북이 30일 울산 문수경기장에서 열린 울산과의 현대오일뱅크 K-리그 2011 챔피언결정전 1차전에서 2-1로 이겼다.

 전북은 4일 오후 1시30분 홈구장인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2차전에서 비기기만 해도 2009년에 이어 두 번째 K-리그 정상에 오른다. 0-1로 져도 원정 경기 득점 우선 원칙에 의해 우승 트로피를 차지한다. 반면 서울·수원·포항을 연파하고 챔피언 결정전에 오른 울산은 원정 2차전에서 두 골 차 이상으로 이겨야 우승한다. 또 울산은 1차전에서 경고를 받은 고슬기와 이재성이 경고 누적(옐로 카드 2회)으로 원정 2차전에 출전하지 못해 더욱 불리한 입장이다.

 K-리그 최고의 외국인 선수로 꼽히는 전북 에닝요가 빛났다. 후반 7분 페널티킥으로 선제골을 넣었고 1-1로 맞선 후반 34분에는 왼발 슈팅으로 결승골을 기록했다. 울산은 후반 18분 곽태휘가 프리킥으로 한 골을 넣었다.

 경기를 앞두고 전북 최강희 감독은 정규리그 2위 포항이 울산과의 플레이오프에서 전반 두 개의 페널티킥을 놓쳐 결국 졌다는 얘기에 “에닝요가 있어 우리는 걱정 없다. (성공률이) 100%야”라고 했다. 전북은 후반 6분 에닝요의 뒤꿈치 패스를 받은 이동국이 울산 벌칙구역 정면을 돌파했다. 이때 울산 이재성이 이동국의 발을 걸어 넘어뜨렸다. 이삼호 주심은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키커로 나선 에닝요는 오른발로 공을 김영광이 지키는 골문 오른쪽으로 강하게 차 넣었다. 조금의 망설임도 없는 자신감이 담긴 슈팅이었다.

 울산은 곽태휘에게 프리킥으로 한 골을 내줬다. 하지만 올 시즌 내내 공격적인 축구를 해온 전북은 후반 26분 정성훈과 로브렉을 투입해 공격을 강화했다. 경기의 주도권을 되찾은 전북은 후반 34분 울산 이재성이 골문 앞에서 머리로 걷어낸 공을 에닝요가 벌칙구역 정면에서 잡은 뒤 재빨리 왼발로 슈팅해 골망 왼쪽을 흔들었다. 에닝요의 판단력과 슈팅 능력이 돋보인 장면이었다.

 대구에서 뛰다 2009년 전북으로 이적한 에닝요는 데얀·몰리나(이상 서울)와 함께 K-리그에서 경기력이 뛰어나기로 손꼽히는 외국인 선수다. 브라질 선수답게 개인기가 탁월하고 킥 능력이 좋아 페널티킥과 프리킥을 전담한다. 이날 경기를 포함해 지난 세 시즌 동안 전북에서 서른여덟 골을 넣고 스물일곱 개의 도움을 올렸다. 특히 큰 경기에 강하다. 2009년 전북이 K-리그에서 우승할 때도 성남과의 챔피언 결정 2차전에서 혼자 두 골을 뽑아내 전북의 3-1 승리를 이끌었다. 에닝요는 “원정에서 이겼지만 아직 끝난 게 아니다. 긴장을 풀지 않고 홈 2차전을 준비하겠다”고 했다.

 울산의 곽태휘는 후반 18분 전북 이동국의 반칙으로 자신이 얻어낸 프리킥을 골로 연결했다. 울산 수비진을 벽을 다 쌓기 전에 재빨리 오른발로 공을 감아 찼다. 벽을 넘어 휘어들어간 공은 그물을 출렁였고 경기장을 찾은 2만5375명의 관중은 곽태휘를 연호했다. 곽태휘는 유니폼 가슴에 새겨진 울산 구단 엠블럼을 두드리며 화답했다. 하지만 후반 41분 설기현의 결정적인 헤딩슛이 전북 골키퍼 김민식에 막히는 등 불운이 거듭됐고, 울산 홈 팬은 다시 환호하지 못했다.

울산=김종력 기자
사진=정시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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