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쇼핑업체 '교육 마케팅'에 히트상품 속속

중앙일보

입력

'고객을 잘 가르치면 매출이 올라간다.'

LG홈쇼핑.CJ39쇼핑 등 케이블TV 홈쇼핑업체들이 고객을 가르쳐 상품을 구매하게 하는 소위 '교육 마케팅' 을 통해 잇따라 히트상품을 내놓고 있다.

기존 상품의 기능과 장점을 설명하는 기존 마케팅과 달리 생활이나 건강에 관한 정보를 알려주면서 소비자에게 접근해 상품의 기능을 자연스럽게 판매하는 것이다.

LG홈쇼핑은 지난 4월부터 황영조 마라톤 선수가 진행하는 두시간짜리 헬스특강 프로그램을 방영해 러닝머신 매출이 급증했다.

체형에 따른 조깅 방법과 호흡법 등을 집중적으로 설명하다가 슬쩍 러닝머신을 판매하는데, 매출이 한시간에 7천만원 정도였던 것이 1억원을 넘어섰다.

'패션닥터 김동수와 함께' 라는 프로그램은 패션전문가 김동수씨가 몸매에 맞는 패션 스타일을 설명하다가 고가의 부티크 의류를 판매한다.

올해 첫선을 보여 6개월만에 20만개가 팔릴 정도로 히트한 헤어스타일링 기구인 바비리스 스팀스타일링기도 교육마케팅 기법을 활용했다.

방송 현장에 주부 50여명을 초청해 가정에서 할 수 있는 머리 손질법을 미장원과 비교해 설명하면서 헤어드라이어와 머리지지개(헤어아이론)를 결합한 제품의 기능을 부각했다.

CJ39쇼핑은 '장재근의 헬스파워' 라는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부터 러닝머신의 매출이 30% 증가했다.

SBS 골프해설위원 이종민 프로가 숏게임 등에 관해 특강하는 '골프월드' 를 내보내면서 골프채 매출이 50% 늘었다.

올 상반기 효자상품으로 꼽히는 컴퓨터는 홈쇼핑의 주 고객인 주부층을 배려해 복잡한 기능보다 쉽게 쓰는 방법 등을 중점 교육한 마케팅 전략이 맞아 떨어졌다.

주부 고객의 주문이 급증, 한시간에 5천만원이던 매출이 2억원을 넘어섰다.

LG홈쇼핑 이혜영 대리는 "교육마케팅은 상품의 기능을 일방적으로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상품을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고객을 가르치며 판매하는 기법" 이라며 "TV라는 매체의 특성을 제대로 살린 마케팅 전략" 이라고 말했다.

냉장고처럼 가정의 필수 가전제품이 된 김치냉장고도 교육마케팅 기법의 덕을 톡톡히 봤다.

CJ39쇼핑은 가정에서 김치를 숙성하는 온도와 저장방법 등에 관한 정보를 주면서 아파트 주거형태에 필요한 김치냉장고의 기능을 끼워 넣어 주부 고객에게 인기를 얻었다.

백화점은 화장품 매장에서 교육마케팅 기법을 주로 활용한다.

화장품 코너에서 근무하는 '메이크업 아티스트' 들이 주로 소비성향이 높은 20대 신세대들에게 새로운 색조 화장기법을 설명하면서 자연스럽게 제품을 판매한다.

백화점 화장품 매장인 바비브라운의 신은재(28.여)씨는 "주로 N세대 고객들에게 색조화장 기법을 설명하다가 자연스럽게 제품의 기능을 설명하면 구매로 이어져 매출이 30% 이상 늘었다" 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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