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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공연

중앙일보

입력

에비타
12월 9일~2012년 1월 29일 LG아트센터 3만~13만원. 문의 1577-3363

 아르헨티나 국민들의 마음 속 ‘퍼스트 레이디’는 여전히 에바 페론이다. 비천한 신분으로 태어나 권력의 정점에 섰던 그는 국민을 위한 정치, 부의 재분배를 실천했다. 하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에바 페론을 아르헨티나 경제 파탄의 주범으로 평가하기도 한다. 출세를 위해 자신의 미모를 이용했으며 포퓰리즘으로 국민을 현혹시켰다는 비판이다. 뮤지컬 ‘에비타’는 이렇게 극단적으로 평가가 나뉘는 에바 페론의 삶을 추적하고 그의 발자취를 되돌아보는 작품이다.

 극은 1970년대 최고의 천재 아티스트 세 명이 의기투합하여 만든 작품이다. 작곡가 앤드류 로이드 웨버, 작사가팀 라이스, 연출가 헤롤드 프린스가 그 주인공이다. 1978년 런던에서 초연한 공연은 2900회나 이어졌으며 지금까지 꾸준히 사랑 받고 있다. 1996년에는 알란 파커 감독이 에바 페론 역에 마돈나를 캐스팅해 영화화하기도 했다.

 뮤지컬에서는 아르헨티나의 또 다른 영웅 체 게바라를 해설자로 등장시킨다. 그는 시종일관 극의 안과 밖을 오가며 에바 페론의 삶을 객관적으로 바라본다. 에바를 비판하는가 하면 그에게 이용당하는 남자들이나 그와 대립하는 상류층을 조롱한다. 체 게바라는 에바를 성녀로 추앙하는 사람, 그녀를 무조건적으로 비난하는 사람 모두 가까이하지 않는다.

 무엇보다도 ‘에비타’가 명작으로 평가 받는 건 앤드류 로이드 웨버의 음악 덕분이다. 팀 라이스가 자신의 가사 작업 중 가장 뛰어난 작품으로 ‘에비타’를 꼽을 정도로 음악은 드라마와 조화를 이룬다. 뮤지컬 넘버 ‘부에노스 아이레스’에서는 아르헨티나의 정열적인 에너지가 넘치고, ‘돈 크라이 포 미 아르헨티나’에서는 경건하고 자애로운 에바의 인품이 느껴진다. 록을 기반으로 한체 게바라의 노래들은 거칠면서 비판적인 그의 성향이 느껴진다. ‘오페라의 유령’과는 또 다른 웨버 음악적 진면모를 맛볼 수 있다. 에바 페론 역에는 정선아와 리사, 체 게바라 역에는 이지훈과 임병근이 출연한다.

잠 못 드는 밤은 없다
~12월 31일 두산아트센터 Space111 전석 3만원. 문의 02-708-5001

 지난해 두산아트센터에서 기획했던 ‘인인인 시리즈’의 일본 편인 ‘잠 못 드는 밤은 없다’가 다시 무대에 오른다. 이 작품은 고국을 떠나 말레이시아의 리조트에서 살아가는 일본인들의 모습을 통해 은퇴이민과 이지메, 히키코모리와 같은 오늘날 일본의 자화상을 담담하게 그린다. 현대인들의 고독한 내면과 일상을 세밀히 관찰하여 ‘조용한 연극’이라는 자신만의 스타일을 구축한 히라타 오리자의 작품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연출가 박근형이 재해석했다. 타국의 리조트에 끼리끼리 모여 살면서 자국의 위성 TV나 영화, 만화책을 보고 일본 음식도 해먹지만, 주인공들은 정작 고국으로 돌아가고 싶어하진 않다. 이 모습이 비단 일본만의 이야기는 아니기에 우리나라 관객들도 충분히 극에 몰입할 수 있다. 히라타 오리자는 “성장의 삐걱거림이 사회 곳곳에 잠재해 있을 한국에서, 한국인들이 품는 불안과 조바심이 이 작품 안에 숨어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재진, 최용민, 예수정, 이영숙 등 관록 있는 배우들이 출연해 절제된 연기를 선보일 예정이다.

쓰릴 미
~2012년 2월 26일 충무아트홀 중극장 블랙 4만~5만원. 문의 02-744-4334

2007년 국내 초연 이후 매 시즌 예매 전쟁과 높은 재관람률, 주목할 만한 신인 배우의 등장과 같은 이슈를 몰고 다니며 화제가 됐던 ‘쓰릴 미’가 5주년을 맞이했다. 이 작품은 1920년대 시카고에서 일어난 실제 사건을 토대로 동성애와 아동 유괴, 살인이란 극단적 소재를 다룬다. 심플한 무대와 피아노 선율만으로 진행되는 극은 ‘나’와 ‘그’ 두 배우의 밀도 높은 심리 대결이 관전 포인트다. 다섯번째 시즌인 이번 공연은 새로운 연출과 무대, 캐스트로 초연 극장에서 관객을 맞을 예정이다. “인간의 소유욕이 가지는 비극성에 초점을 맞췄다”는 노승희 연출은 “인간의 소유욕을 갖고 부딪히는 ‘나’와 ‘그’의 대결구도에 주목하라”고 밝혔다. 2009?2010년에 공연했던 정상윤과 김재범, 신인 전성우와 손승원이 ‘나’ 역을 맡았고, 장현덕과 신인 김성일, 이정훈이 ‘그’에 캐스팅 되어 합을 맞춘다.

젊음의 행진
~2012년 1월 29일 코엑스아티움 현대아트홀 3만~7만원. 문의 02-738-8289

올해는 콘서트 ‘세시봉’, 뮤지컬 ‘광화문 연가’, TV프로그램 ‘나는 가수다’처럼 70~90년대를 추억하는 복고 열풍이 거셌다. 주크박스 뮤지컬 ‘젊음의행진’ 역시 올해 복고 열풍의 바통을 이어받아 앙코르 공연에 나선다. 90년대 대표적인 만화 캐릭터 였던 영심이가 33살의 공연PD 오영심으로 성장해 80년대 인기 TV쇼를 리메이크한 ‘젊음의 행진’을 기획하면서 일어나는 이야기를 그린다. ‘질투’ ‘보이지 않는 사랑’ ‘흐린 기억 속의 그대’와 같은 8090시대 추억의 인기 가요들이 화려한 쇼와 함께 펼쳐진다. 2007년 초연 이후 현재까지 22만 관객의 마음을 들썩이게 한 흥행 뮤지컬로 초연부터 안무가로 참여했던 강옥순이 지난 시즌부터 연출까지 담당한다. 영심이만 네 번째인 이정미와, 두 번째로 왕경태를 맡는 정상훈이 출연하고 가수 JOO와 김도현이 각각 새로운 영심이와 경태로 합류한다.

밀당의 탄생 - 선화공주 연애비사
~2012년 1월 29일 PMC대학로 자유극장 전석 3만원. 문의 02-738-8289

사극과 로맨틱 코미디를 재미있게 버무린 ‘코믹연애사극’이 등장했다. 연극 ‘밀당의 탄생-선화공주 연애비사’가 그것이다. 얼굴값 하는 선화공주가 정혼자인 킹카 해명왕자를 두고 클럽에서 연애고수 서동을 만나 밀당(밀고 당기기)의 비책을 주고 받는다. 그러면서 둘은 진짜 사랑에 빠지고 ‘선화 공주님은/ 남 몰래 시집가서/ 서동방을/ 밤에 몰래 안고 간다’는 서동요가 신라 최고의 연애 스캔들이 된다. 음악과 캐스팅은 퓨전사극에 재미를 더한다. 해금과 대금, 하프와 피아노가 한 무대에 올라 동서양이 하나 된 멋을 보여준다. 또한 판소리에 랩을 더한 전통적이고도 현대적인 음악이 퓨전 사극의 세련미를 살렸다. 서동 역에 성두섭과 홍희원, 선화공주 역에 이정미와 문혜원이 캐스팅됐고, ‘올 댓 재즈’ ‘웰컴 투 마이 월드’ ‘늑대의 유혹’의 대본을 맡았던 서윤미가 극작과 연출, 작곡을 담당했다.

리턴 투 햄릿
12월 9일~2012년 4월 8일 동숭아트센터 동숭홀 3만~5만원. 문의 02-766-6007

‘연극열전’의 네 번째 시즌은 장진의 작품으로 시작된다. 프로그래머로 활약했던 2004년 ‘연극열전1’에서 선보인 ‘택시 드리벌’과 2008년 ‘연극열전2’전석 매진을 기록한 ‘서툰 사람들’에 이어 이번 공연은 ‘햄릿’의 마지막 공연을 준비하는 배우들의 무대 뒷이야기를 보여준다. 주연 자리에 낙하산 캐스팅 된 TV 스타, 대학 시절 잘 나갔던 배우, 유명배우를 남자친구로 둔 여자 배우, 병든 아내를 돌보며 무대를 지키는 배우, 생계 유지를 위해 아동극과 TV 단역을 가리지 않는 배우를 포함한 여덟 배우들의 사연과 갈등을 보여준다. 극 중 한 배우로 인해 고전극 ‘햄릿’은 마당극 ‘햄릿’으로 돌변하고, 이제껏 어느 무대에서도 보지 못했던 ‘햄릿’의 황당한 에피소드들이 펼쳐진다. 스크린과 연극을 넘나들며 특유의 개성을 보여주는 장진의 캐릭터 연출과 순발력 있는 대사, 어디로 튈지 모르는 왁자지껄하고 코믹한 상황 설정이 관람의 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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