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릭 로샹 '토탈 웨스턴(Total Western)'으로 컴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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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8개 극장으로 확대 개봉한 리들리 스콧의 〈글래디에이터〉가 3주간 1위를 지키고, 사무엘 르 비한 주연의〈젯셋〉은 여전히 2위인 이번주는 별다른 화제 개봉작은 없다. 〈거의 완벽한 커플(Un couple presque parfait)〉이라는 제목으로 개봉한 마돈나 주연의 〈더 넥스트 베스트 띵(The Next Best Thing)〉과 〈레이크 플래시드(Lake Placid)〉가 새로이 개봉해서 박스 오피스에 올랐지만 언론의 평이나 관객들의 반응은 신통찮다.

다음주는 멜 깁슨의〈패트리어트〉와 올해 칸 영화제 출품작인 〈애정의 조건(Les Destinees sentimentales)〉등이 개봉할 예정이고, 7월 26일에는 〈미션 임파서블2(MI:2)〉가 개봉될 예정이라 어느 정도 박스 오피스의 판도가 바뀔 전망이다.

감독 에릭 로샹은 지금부터 10년전 쯤인 89년에 자신의 첫 장편영화 〈동정없는 세상(Le monde sans pitie)〉으로 그해 베니스 영화제에서 FIPRESCI상과 세자르 상에서 최우수 신인 감독상을 수상하면서 "누벨 누벨 바그(nouvelle nouvelle vague)"라는 칭송과 함께 화려한 데뷰를 하였다. 이후 94년 칸 영화제 출품작인 〈애국자(Les Patriotes)〉를 제외하면 (96년〈안나 오즈(Anna Oz)〉나 97년 〈공화당 만세(Vive la republique)〉가 있기는 하지만) 그동안 별다른 주목할만한 작품을 내놓지 않다가 〈토탈 웨스턴(Total Western)〉이라는 영화로 다시 돌아왔다.

이 영화는 최근 프랑스에서 가장 뜬다는 배우인 사무엘 르 비한(작년 세자르상을 휩쓴 〈비너스 보떼〉와 이번주 박스오피스 2위인〈젯셋(Jet Set)〉의 남자주인공)과 장-삐에르 칼퐁(올해 칸에 소개되었던〈생시르(Saint-Cyr)〉에서 루이XIV역) 등의 연기도 일품이지만, 감독이 직접 쓴 잘 짜여진 시나리오도 이 영화에서 빼놓을 수 없는 강점이다.

"서부극을 모사한 이 영화로 우리는 프랑스의 '쿠엔틴 타란티노'를 찾았는가?"라는 렉스프레스의 파스칼 듀퐁의 평이 아니더라도 세르지오 레오네를 현대적으로 해석하여 "총체적 서부극(total western)"이란 제목적 의미를 확실하게 전달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 평론가들의 열렬한 호평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언론은 미적지근한 반응을 보였다. 르몽드는 "동어반복적 이야기와 인간에 대한 경멸적 시각을 교묘히 미화했다"라는 비난을 했고, 르 누벨 옵세르바떼르는 "현실을 서부극의 관점으로 대입하여 끓임없는 조롱을 일삼는 이 영화는 지나친 감이 없잖아 있다"라는 평을 했다. 〈토탈 웨스턴〉은 147개 극장에서 이번주 9위로 개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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