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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리포트] 턱관절 다치면 온 몸이 아픈 이유 찾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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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면

턱관절이 근막을 통해 온몸과 연결돼 있어 장애가 생기면 전신질환이 나타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턱관절 장애와 전신건강의 관계를 밝힌 연구는 많았다. 이번 연구는 근막 연결 이론으로 이유를 설명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

 문치과병원 문형주·이영근 박사팀은 턱관절 장애 환자들에게 만성통증·두통·이명 등이 많은 걸 보고 관련 논문 130편을 분석해 이같이 밝혔다. 턱관절과 전신건강의 상관관계를 밝힌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대체보완의학 저널’ 11·12월호에 실렸다.

 근막은 근육·뼈·신경·혈관 등을 둘러싸고 있는 막이다. 표면이 치밀한 결합조직이다. 근막은 머리부터 발끝까지 구석구석을 그물망처럼 연결한다. 문형주 박사는 “신체 한 부분에 상처가 발생하면 근막을 통해 전신에 통증을 전달한다”며 “턱관절 장애로 인한 통증이 전신건강에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턱관절은 귓불 앞쪽에 있다. 인체에서 유일한 양측성 관절이다. 오른쪽으로 씹어도 양쪽 턱관절이 항상 같이 움직인다. 그런데 입을 벌릴 때마다 귀 앞에서 딱딱 소리가 나거나, 턱이 아픈 사람이 있다. 턱관절에 이상이 생긴 턱관절 장애다. 턱관절 주변엔 수많은 혈관과 신경, 근육이 분포돼 있다.

 턱관절 장애는 윗니·아랫니 교합이 안 맞으면 생기기 쉽다. 평소에 이를 꽉 물거나, 이갈이, 한쪽으로만 음식 씹기, 턱 고이기 등 나쁜 습관도 원인이다. 턱 주변 근육을 긴장시켜 변형을 일으킨다. 턱관절은 해부학적으로 뇌·눈·귀와 가깝다. 턱관절 장애가 있는 환자에게 두통·시각 장애·이명 등이 나타나는 일이 잦다.

 연구팀은 턱관절 장애와 전신건강의 상관관계를 근막에서 찾았다. 문 박사는 “근막은 모든 인체를 둘러싸고 장기가 올바른 위치를 잡도록 도와준다”며 “턱관절 장애가 생기면 음식을 씹는 데 쓰는 근육뿐 아니라, 머리를 곧게 유지하는 경추에도 영향을 미쳐 자세를 불안정하게 한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그 근거로 치아 교합이 나쁜 노인일수록 넘어질 위험이 높다는 해외 보고를 들었다.

 문 박사는 “턱관절이 나쁘면 치아와 턱만 걱정하는데 방치하면 전신건강을 망칠 수 있다”며 “통합의학적인 관점에서 턱관절과 온몸의 균형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턱관절 장애가 생기면 소염제와 근육이완제로 통증을 줄인다. 그러나 예방보다 좋은 치료는 없다. 턱관절에 무리를 주는 나쁜 습관을 줄여야 한다. 교합안전장치(스플린트)를 치아에 끼우면 도움이 된다. 환자에 맞게 제작한다. 평소엔 이를 악물지 말고 윗니·아랫니를 살짝 벌리고 생활하는 것도 좋다.

 이주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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