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로 승부한다, 명장 꿈 키우는 청춘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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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25일 오전 11시 구미시 산동면 구미코 대전시실. 전문계고와 전문대학 대표 5명이 마이스터 깃발을 들고 입장한다. 이들은 전문기능인이 되겠다는 선서를 한다. 이어 기를 한국마이스터정책연구원 고병헌(63) 이사장에게 전달한다.

 고 이사장은 “마이스터운동을 범국민 의식개혁운동으로 추진하겠다”고 발표한다. 미리 본 ‘2011 경북도 마이스터대전’의 개막식 장면이다.

‘2011 경북도 마이스터대전’이 24~26일 구미코와 금호공고에서 열린다. 지난해 열린 꿈나무 기능경진대회에서 한 고교생이 밀링머신으로 금형을 만들고 있다. 프리랜서 공정식

 마이스터운동을 제2의 새마을운동으로-. 이런 구호를 내건 마이스터대전이 24~26일 구미코와 금오공고에서 열린다. 마이스터(Meister)는 독일의 명장(名匠)으로 전문 기능인을 뜻한다. 기능인이 우대받는 분위기를 만들자는 운동이다. 행사는 마이스터 꿈나무 기능경진대회, 로봇경기, 명장의 기술지도 등으로 진행된다. 중요한 것은 기능경진대회다. 구미전자공고·포항제철공고 등 경북지역 16개 전문계고교(실업계) 1, 2학년 학생 98명이 기량을 겨룬다. 금형·CAD(컴퓨터 이용 기계설계)·모바일로보틱스 등 8개 분야다. 로봇경기대회는 인간의 신체와 비슷한 휴머노이드 로봇으로 달리기·격투 등을 벌여 우승자를 뽑는다. 4개 종목에 초·중·고교생 409명이 참가한다. 또 적성관에서는 12개 전문계고와 전문대학 학생들이 직접 만든 로봇 등을 출품한다. 현장을 찾는 청소년들은 직접 작동해볼 수 있다. 명장관에서는 ‘명장과 함께 하는 원 포인트 레슨’ 행사가 열린다. 목공예·미용·한복·도기·석공예 등 5개 부분의 명장이 학생과 일반인에게 기술을 가르쳐 주는 프로그램이다. 명장은 최고 수준의 기능인으로 고용노동부가 선정한다. 또 경북마이스터관과 기업전시관도 설치된다. 2009년 기능경기대회로 시작됐지만 올해는 행사가 다양하고 규모도 커졌다.

고병헌

 이 운동은 대구의 마이스터정책연구원이 주도하고 있다. 학력 위주의 풍토를 바꿔 산업체의 기능인력난을 해소하자는 것이다. 전국 전문계고교 학생의 대학 진학률이 70%에 이르는 반면 중소기업의 40%는 기능인력난을 겪고 있어서다. 이 같은 사실을 널리 알리기 위해 공업도시 구미에서 이 운동을 시작했다. 경북도와 구미시도 지원에 나섰다. 고병헌 이사장은 “학력을 중시하고 기능인을 푸대접하는 풍토를 없애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능인에 대한 의식을 바꾸자는 점에서 마이스터운동을 ‘제2의 새마을운동’으로 명명했다”고 말했다. 마이스터연구원은 내년에 마이스터 기업을 선정하고 마이스터 카드도 만든다. 기능인을 우대하는 기업을 발굴해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카드를 가진 기능인이 식당·극장 등을 이용하면 할인혜택도 줄 계획이다.

홍권삼 기자

◆마이스터=독일의 전문 기능인을 말한다. 한국의 전문계고교와 비슷한 직업학교를 마치고 조수·도제실습과정 등 모두 6년간 기능실무와 이론교육을 받은 뒤 국가시험을 통과해야 한다. 산업체 등 사회에서 해당 분야 최고의 기능인으로 대우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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