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국 원정대]손가락 모두 잘린 중상에도 '고군분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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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스캠프에는 한국의 3개원정대를 비롯해 6개국(미국·캐나다·영국·호주·터어키·에콰도르)
합동대·브라질·일본·이탈리아 등 7개팀이 들어와 1㎞에 걸쳐 텐트를 쳐놓고 있다. 국가별로는 10개 국가가 된다. 여기에 또 다른 일본팀이 브로드피크를 등정하고 바로 이곳으로 들어올 예정이어서 앞으로 10여일 후에는 베이스캠프가 하나의 촌락을 이룰 것으로 보여진다.

이번 시즌 K2 베이스캠프에는 엄대장의 14좌 완등과 한스 카머렌더(이탈리아)
의 스키 활강,그리고 거벽(巨壁)
등반의 1인자인 보이체크 쿠르티카(폴란드·52)
의 동벽등정이 최대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쿠르티카와 같이 등반을 하고 있는 일본대는 대원 5명으로 특이한 이력의 소유자들인 것이 특징이다.보이체크 쿠르티카(폴란드·52)
는 일본인 야마노이 야스시(山野井泰史·35)
와 함께 동벽을,야스시씨의 부인인 야마노이 다에꼬(山野井妙子·44)
,도비타 가즈오(飛田和夫·54)
는 아부르찌릉 코스를 각각 등정할 계획이다.이와 함께 히말라야 저널리스트로 활약하는 테라사와 리꼬(寺澤玲子·48)
씨가 참가하고 있다.

쿠르티카는 K2북동릉(1976년)
·서북서릉(1987)
,다울라기리동벽(1980)
을 비롯해 트랑고타워(1988)
·초오유남서벽(1990)
에 신루트를 개척했고 브로드피크 북봉에서 중앙봉을 거쳐 주봉까지 오르는 종주등반도 성공했던 세계 거벽등반의 1인자다.

야스시씨는 겨울철 일본 후지산에서 30㎏의 짐을 운반하는 포터생활로 경비를 마련해 부인과 함께 원정을 떠나며 부인인 다에꼬씨는 1991년 가을 마칼루원정대에 참가해 정상등정 후 비박을 하는 과정에서 동상을 입어 코·손가락·발가락을 모두 잘라내는 중상을 입고도 활발한 산악활동을 피고 있다.그런가 하면 가즈오씨는 고층비딩의 외벽청소 전문가로 고령임에도 불구하고 히말라야 원정을 통해 노익장을 과시하고 있다.

한편 6개국 합동대는 11명의 대원이 8천m 고봉을 경험하지 못한 아마추어로 구성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셰르파와 산소통 없이 정상을 등정할 것으로 알려져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합동대의 게리 피스터러(48)
대장은 “지난달 26일 대한산악연맹 경남-광주합동대의 박정헌대원이 무산소로 K2등정에 성공한데다 그후 7명의 대원까지 정상을 밟는 것을 보고 한국인들의 강인함을 느꼈다”며 “엄대장도 이번 등반의 좋은 결과를 얻을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이들은 각자 1만2천달러의 경비를 지불하고 이번 원정에 참가했다. 현재 캠프Ⅲ까지 진출했으며 1주일내에 기상상태를 봐서 정상등정에 나설 계획이다.

K2=김세준 기자<sj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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