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아산지역 우량기업을 가다 ② 영화테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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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고용노동지청과 중앙일보 천안·아산이 공동으로 지역 우량기업을 선정했다. 전망 있는 중소기업에 대한 정보를 제공, 우수한 지역 인재들이 지원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서다. 10여개의 평가항목에 따라 심사를 벌여 22개 지역 중소기업을 우량기업으로 선정했다. 이들 우량기업을 차례로 지면을 통해 소개한다. 두 번째로 소개할 기업은 영화테크㈜다.

글=장찬우 기자
사진=조영회 기자

자동차의 본고장 북미시장 진출

GM과의 계약으로 지난 5월 공장건물을 아산테크노밸리로 확장이전 한 영화테크㈜는 앞으로 생산시설을 더 확대할 계획을 갖고 있다.

영화테크는 자동차용 정션박스에 대한 신기술을 바탕으로 제품 패키지(Package) 설계, 회로시스템설계, 부품설계, PCB 설계에 이르기까지 토탈 솔루션(Total Soluution)을 지향하는 전문 부품업체다.

2000년에 설립, 2002년에 삼성자동차 정션박스 양산을 시작으로 2005년부터 세계적인 글로벌 메이커들과 경쟁시장에 뛰어들었다.

미래기술 분야인 차량통신 네트워크분야 제어, 전기자동차 부품 등의 기술력을 확보해 경쟁에서 앞서나가고 있다. 국내 자동차 4개사에 엔진룸 정션박스를 납품 중인 영화테크는 지난 2009년 제너럴모터스(GM)로부터 대형 수주를 따내면서 1차 업체로 등록, 업계로부터 큰 주목을 받았다.

당시 영화테크는 세계 굴지의 다국적 기업들과 치열한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며, 2012년부터 향후 5년 동안 3000만 달러 어치의 정션박스를 GM북미에 공급하기로 계약했다. 이후 영화테크는 GM사로부터 또 한 번의 빅 오더를 따내면서 글로벌 시장으로 도약할 발판을 다지고 있다. 최근 GM사가 역점적으로 추진 중인 ‘글로벌 프로젝트’의 1차 등록업체로 참여하게 됐다. 이에 따라 영화테크는 2014년부터 5년간 2억 달러 규모의 정션박스를 GM사에 추가로 납품하게 됐다.

전기자동차 핵심부품 개발 박차

영화테크는 자동차시장의 변화에 따라 미래자동차부품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연구개발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160명 임직원 중 20%가 연구개발 인력이다. 이들은 현재 개발중인 영화테크의 제품 뿐 아니라 미래를 위한 연구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전원분배장치인 Power Distribution Unit와 전기자동차 고전압을 일반자동차에 적합한 전압으로 바꿔 주는 전기자동차 핵심부품인 DC-DC 컨버터, 연료의 효율성을 높여 이산화탄소배출을 점감시키는 배터리 Current Sensor 등을 개발했다. 영화테크가 개발해 양산하고 있는 전기자동차용 배터리 충전기는 이미 글로벌 부품업체인에 납품하고 있다.

지속성장의 발판을 다지다

영화테크는 충남 천안시 직산읍에 있는 충남테크노파크(이하 CTP)의 ‘창업 보육시스템’을 통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한 대표기업 중 하나다.

CTP는 최근 영화테크를 스타기업으로 선정하고 현판식을 가졌다. 지난해 150억 매출을 달성하고 올해 가파른 성장으로 매출 300억원을 바라볼 만큼 급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GM과의 연이은 계약을 시작으로 북미시장 진출의 발판을 마련한 영화테크는 현재 계약물량만으로도 2020년까지 안정적인 매출 성장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또 여기서 멈추지 않고 전기자동차 부품 등 신 사업에 대한 연구개발 투자에도 심형을 기울이고 있는 상황이라 보다 전망이 밝은 기업이다.

CTP 장원철 원장은 “영화테크는 지역대학과 산학연계를 통한 기술개발을 통해 지역의 기술기반 조성에 크게 이바지한 기업으로 지역을 대표하는 유망 중소기업으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자동차용 정션박스=자동차에서 ‘두꺼비집’ 역할을 하는 배전박스를 말한다. 경량화, 고급화 추세에 따라 중요성이 증대되고 있다. 다국적 부품기업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어 신규업체 진입장벽이 높다.

[인터뷰] 엄준형 영화테크㈜ 대표

기술력으로 창업 초기 어려움 극복 … 글로벌 톱5 목표

엄준형(아래 사진) 영화테크㈜ 대표이사는 2000년 기술연구소장으로 재직하던 회사를 그만두고 나이 마흔에 후배 3명과 함께 창업했다. 당시 대부분 메탈타입의 정션박스 시장에서 PCB타입의 정션박스가 성공하리라는 믿음을 가지고 시작한 사업이었다.

-최근 세계시장에서 좋은 소식이 이어지고 있다.

 “GM 1차 협력사로서 세계적인 부품기업인 DELPHI, LEAR등과 1년여 동안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기술력을 인정받아 2014년부터 5년간 2억달러 규모의 납품계약을 성사시켰다.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국내는 물론 해외 수출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계기가 됐다. 회사가 글로벌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된 것에 모든 임직원이 자부심을 느끼고 고객이 요구하는 최고품질의 제품을 만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예정이다”

-창업초기 어려움은 없었는지.

“자동차부품산업은 2차 공급사로서는 어느 정도 진입이 가능하지만 신규업체가 1차 공급사로서 자동차사와 직접거래를 하는 기회는 사실상 거의 불가능하다는 말이 정설이 될 만큼 보수적이고 수직계열화 돼 있는 산업구조다. 1차 공급사로 거래를 할 수 있는 방법은 두 가지로 첫째는 기존부품 사업 군에 없는 신기술을 자동차사가 필요할 때 진입하는 경우이고 둘째는 가격과 기술경쟁력을 자동차사가 직접 인정하고 2차 공급사로 납품을 시작해 일정규모 이상에서 1차로 전환하는 방법이다. 물론 둘 다 강력한 인맥과 자본력 등이 필요하다. 영화테크는 두 번째 방법으로 르노삼성차의 오더를 수주해 3년간 개발 완료 후 2차 공급사로 부품공급을 시작했다. 설립자본금을 5억5000만원으로 시작했고 바로 자금을 차입해 신규제조라인 8억원 상당을 설치하고 고객의 신뢰를 만들었다. 자본금이 1억원까지 내려갈 때 생산이 시작됐고 주력상품 매출 전에 개발용역과 정부개발사업 참여로 양산기간까지 연구개발비를 활용한 것이 기간을 극복하는데 도움이 됐다.”

-요즘 주요 관심사는.

 “회사규모가 커지고 매출액이 늘어남에 따라 사람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최근 인재경영에 대해 더욱 많은 관심을 갖게 돼 책도 많이 읽고, 교육에도 참여하고 있다. 특히 인적네트워크와 인재육성에 힘을 쏟고 있다. 불확실한 미래 일거리와 신규 채용인력과 현재 인원과의 매칭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인재 경영하는데 어려운 점은.

“나름 지역대학과 많은 교류를 통해 인재를 채용하고 있지만 훌륭한 인재를 찾아 채용하기가 쉽지 않다. 위치한 지역이 아산이어서 수도권의 인재들은 수도권에서 지방으로 안 내려오려고 하고, 지역의 졸업대학생들은 대기업 등 큰 기업에 관심을 두고 있어 중소기업에서 채용하는데 어려움이 있다. 아마 지역 기업의 공통적인 어려움일 것이다.”

-앞으로 계획은.

"이제 GM글로벌 프로젝트 수주로 해외시장에서 영화테크의 인지도는 많이 높아진 것으로 생각된다. 이를 해외시장 진출의 기반으로 유럽시장 및 중국시장을 적극 공략할 예정이다. 궁극적으로 현재 세계 시장에서 자동차 시장 8000만대 중 시장 점유율 10%를 달성하는 것이 목표다. 글로벌 TOP5에 입성하는 게 목표다. 둘째로 제조업을 하고 있는 입장에서 이 분야에서 이정표가 되는 가치 있는 제품개발을 통해 시장과 고객에 기여해야 할 것이며, 마지막으로 경영활동을 통한 고용확대 및 지역사회 지원 등 기업의 사회활동에 적극 참여해 지역사회에 기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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