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군부 강경파로 천안함 폭침 사건 등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김격식(71·대장·사진) 인민군 4군단장이 교체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소식통은 16일 “김격식이 지난 9월 9일 북한정권수립일 열병식 때 주석단 배치에서 군단장들이 모여 있는 자리에 있지 않고 다른 자리에 앉은 모습이 포착됐다”며 “그때부터 교체 가능성을 주목해 왔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최근 해주 4군단 사령부에 신임 군단장 취임식으로 보이는 행사가 열리고 고급 외제 승용차가 목격됐다”며 “교체 쪽에 좀 더 무게를 싣고 있다”고 말했다.
2009년 초 인민군 총참모장으로 있다 서해·황해도를 책임지는 4군단장에 임명된 김격식은 김영철(65·상장) 인민무력부 정찰총국장과 함께 지난해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도발, 2009년 11월의 대청해전 등 대남 도발의 책임자로 꼽혀 왔다.
정부 당국자는 “김격식이 교체됐는지, 후임자가 누군지 등에 대해 확정할 단계는 아니다”고 말했다. 정보 관계자들 사이엔 김격식이 인민무력부 부부장이나 부총참모장으로 이동했다는 얘기도 들린다. 한 소식통은 “김격식이 2009년 총참모장을 하다 4군단장이 됐을 때 강등됐다는 얘기도 있었지만 결국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신임 아래 서해 북방한계선(NLL) 무력화 임무를 수행하러 온 것으로 판단 나지 않았느냐”며 “인민 무력부부장이나 부총참모장 자리도 김 위원장으로부터 모종의 임무를 부여받고 맡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 9월부터 김격식의 교체 여부를 추적해 왔다. 교체가 대남 자세 변화의 한 지표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정부 관계자는 “그동안 남북대화 진전의 조건으로 천안함·연평도 도발에 대한 북측의 사과와 책임자 처벌, 재발방지 약속을 요구해 왔고 김격식의 교체는 ‘책임자 처벌’ 요구에 부응하는 메시지일 수도 있다”며 “그러나 현 단계로선 이를 판단할 근거가 많지 않다”고 말했다.
김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