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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까지 나선 ‘미국판 도가니’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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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미국판 도가니’로 불리는 펜실베이니아주립대 아동 성폭행 사건에 대해 버락 오바마(Barack Obama) 대통령까지 나섰다. 오바마는 미식축구 명문으로 꼽히는 펜실베이니아주립대 미식축구팀 전직 코치의 아동 성폭행과 학교 당국의 은폐 파문에 대해 11일(현지시간) “가슴 아픈 일”이라고 말하고 아동 보호에 더욱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바마는 이날 하와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 길에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해군기지 내 항공모함 칼빈슨함 갑판에서 노스캐롤라이나대와 미시간주립대의 친선 농구 경기 하프타임에 ‘웨스트우드 원 라디오’와 인터뷰했다. 그는 “이런 일이 벌어졌다는 것은 정말 가슴 아픈 일”이라며 “스포츠가 우리에게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건 어린이들을 보호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태는 아동 성폭력 방지를 위해 단지 관료주의 등에만 의존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잘 보여줬다”고 설명했다.

 ‘미국판 도가니’는 펜실베이니아 주립대 미식축구팀 전직 수비코치 제리 샌더스키가 자신이 세운 자선단체 ‘세컨드 마일(Second Mile)’에서 만난 불우한 10대 소년들을 성폭행한 사건이다. 그는 1994년부터 2009년까지 8명의 10대 소년에게 40건의 성폭행과 성추행을 한 혐의로 지난 5일 체포됐다. 문제는 그가 15년간 아동들을 성폭행했는데도 대학 당국이 별다른 조치 없이 방치했다는 점이다. 샌더스키의 성폭행 사실은 2000, 2002년 대학 당국에 보고됐으나 경찰에 알리지 않고 은폐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사건 은폐에 대한 책임을 지고 관련자들이 줄줄이 퇴진했다. 그레이엄 스패니어 대학 총장이 물러났고 조 패테노 미식축구팀 감독이 해임됐다.

정재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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