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출판형 BM…인터넷 특성이 살아넘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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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 출판형 혹은 넓은 의미의 정보 제공형 비즈니스 모델은 앞으로도 다양한 형태의 수익 모델 창출이 필요하다. 그 방향성을 제시해 주고 있는 것이 www.usatoday.com이다.

컨셉 맞춘 양질의 정보

국내 대기업의 홍보실에 근무하는 P대리는 가끔 2년 전 어느 겨울 밤에 대해 이야기 하곤 한다. 언론 홍보를 담당하던 P대리는 저녁 7시경이 되면 어김없이 광화문의 가판대로 찾아갔다. 다음 날의 조간신문 가판 기사 상황을 체크하기 위한 것이다.

당시엔 각 기업체들의 홍보 담당 직원들이 길거리에서 무리를 이뤄 다음 날짜의 가판 신문을 보는 것이 하나의 풍속처럼 되어 있었다. 손이 곱아 입김을 불기도 하고, 발을 구르며 불빛을 찾아 신문을 펼치기도 했다.

하지만 이제 그런 일들은 모두 아득한 추억으로 남게 됐다. 불과 1∼2년 사이에 빛 바랜 학창시절의 앨범처럼 변해 버린 것이다. 물론 정보 출판형 또는 넓은 의미의 정보 제공형 비즈니스 모델로 분류되는 인터넷 신문의 등장 때문이다.

인터넷은 우리가 알지 못하는 사이에 우리 생활에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앞으로도 얼마만큼의 변화를 가져올지 가늠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정보의 바다’인 인터넷에서는 누구라도 원하는 정보를 얻을 수 있고, 빛의 속도로 전파되는 신속성을 통해 짧은 시간에 여러 사람이 공유할 수 있는 특성이 있다. 이런 특성이 잘 나타나는 것이 바로 정보 출판형 혹은 넓은 의미의 정보 제공형 비즈니스 모델이다.

정보 출판형은 인터넷 초기의 특징과 고유의 정신이 살아 있는 비즈니스 모델이다. 정보출판형 비즈니스 모델의 가장 큰 특징은 경제적인 생산성을 지니고 있다는 점이다. 처음 정보를 구축할 때는 일정한 비용이 투입되지만, 재생산하는 데에는 거의 비용이 들지 않는다. 오프 라인 신문이나 잡지를 생각해 보면 엄청난 차이다.

인터넷 개념이 도입된 초기에, 관련 업종 대부분의 사람들은 인터넷을 일종의 미디어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강했다. 지금도 인터넷을 가리켜 ‘넥스트 미디어(next media)’라고 부르기도 한다. 따라서 웹진(웹 매거진) 형태가 초기 비즈니스 모델로 주목을 받았고, 활발한 움직임이 있었다.

그러나 배너형 광고 외에는 별다른 수익 창출 방법이 연구되지 못했고, 유료 회원제가 아직까지는 시기 상조인 현재의 상황에서 전반적인 딜레마에 빠져 있다고 봐야 할 것 같다. 더욱이 배너 광고는 효율적인 광고비 지출이란 측면에서 확실한 접속률을 보여 주는 사이트를 제외하고는 급격히 위축되는 분위기라 어려움은 더 할 전망이다. 역시 중요한 것은 다수의 안정적인 회원 수를 확보하는데 있다.

그러나 네티즌들의 성향이 아직까지는 무형의 정보적 가치보다 유형의 편익을 제공하는 쪽에 관심이 많기 때문에 이 두 가지를 적절히 안배하는 것이 지금으로서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보인다. 다만, 조선일보(http://www. chosun.com)나 딴지일보(http://www.dda nji.netsgo.com)처럼 오프라인에서의 우월한 브랜드를 활용해 재빠른 시장선점에 성공하거나 독특한 색깔을 나타내는 사이트들은 높은 충성도를 보이는 네티즌들을 다수 확보하고 안정적인 광고 수입과 함께 높은 지명도를 쌓아가며 커뮤니티를 넓혀 가고 있는 상황이다.

정보 출판형 비즈니스 모델에서 절대 간과해서 안 될 것이 한 가지 있다. 공급자의 입장에서 무조건 많은 정보를 올리는 것이 효율적인 것이 아니라 사이트 컨셉에 맞추어진 양질의 정보를 정해진 타깃의 고객에게 제대로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고객이 원하는 정보가 어떤 것인지, 무엇을 원하는지, 어떻게 해주길 바라는지 등의 문제들을 끊임없이 연구해야 하는 것이다.

정보 출판형 비즈니스 모델의 특징이 잘 나타나 있는 국내 사이트로는 www.mbc.co. kr/NETOP이 있다. NETOP은 MBC의 홈페이지에 연결되어 웹진(웹 매거진) 형태로 운영되는 사이트로서 고객들에게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기존 웹진의 수준을 한 단계 올려 놓았다는 평을 받고 있으며, 고객의 커뮤니티를 적극 반영함으로써 MBC 전체 홈페이지의 활성화에 큰 기여를 한 것으로 인정받고 있다.

이 사이트의 특징은 웹 CI(이미지 통합) 개념을 도입하여 전체적인 통일성과 조화로움을 강조하며 특화성을 부각시켜 고객으로 하여금 자연스러운 편안함 속에서 원하는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만들었다는 점이다. 또 사용자 편의의 메뉴 분류와 영화, 스타, 음악, 게임 등의 흥미로운 콘텐츠 및 이벤트를 제공하며, 궁극적으로는 UI(사용자 환경)를 강화했다.

또 매월 초기 화면 디자인을 비롯한 내용들을 바꿔 주며, 새로운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오프라인으로 잡지를 출간할 경우에는 매번 엄청난 비용이 들지만 온라인에서의 재생산에는 별도의 큰 비용 없이 사이트를 운용할 수 있는 특성이 있다. 여기서 주의해야 할 것은 제한된 공간에 너무 많은 정보를 공급하려다 보니 전체적인 균형 감각을 상실하기 쉽다는 것인데, 우선 레이아웃이 조잡하고 답답한 느낌이 들지 않도록 해야 한다. 정보 출판형 비즈니스 모델은 그만큼 디자인 측면에서의 전략에 신경을 써야 하는 것이다.

시사정보와 다양한 서비스를 한 번에

이제 해외의 우수한 정보 출판형 비즈니스 모델을 찾아보자.

http://www.usatoday.com이 있다. 미국의 유명한 대중 일간지 USA TODAY의 온라인 서비스 신문이다. USA TODAY는 보수적이기로 유명한 언론업계에서 단기간에 부수를 신장하여 업계 1위로 뛰어오른 탁월한 마케팅 능력을 보여준 신문이다. 이 신문의 오프라인에서의 가장 큰 특징은 역시 판형이라고 볼 수 있겠다. 기존의 신문 판형보다 가로는 좁고, 세로는 더 길다. 편집 방향 역시 다른 신문들과 차별화를 두었다. 1면 머리에 사회적으로 관심을 얻을 만한 사진을 커다랗게 게재하며, 대중적인 내용을 지향하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그렇다면 인터넷에서는 어떨까. 우선 오프라인에서의 판형을 온라인에서도 그대로 적용하고 있다. 좌측으로 깔끔하게 정렬한 메인 화면은 우측 공간의 여백의 미를 최대한 활용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뉴스뿐만 아니라 MARKETPLACE(쇼핑몰), Career Center(구직 서비스), 경매와 같은 다양한 대중 정보를 제공하며 고객의 눈길을 붙잡아 두고 있다.

필자는 여태까지 많은 정보 출판형 또는 정보 제공형 사이트들을 보아 왔지만, 이처럼 인터넷 신문에서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는 사이트를 본 적이 없다. 또한 디자인 편집 부분에서도 매우 안정된 느낌을 주고 있다. 다른 인터넷 신문보다 훨씬 큰 사이즈의 사진 게재로 시각적으로 시원한 맛을 풍기며, 맨 좌측에 일목요연하게 정리된 인덱스로 원하는 기사를 쉽고, 빠르게 찾을 수 있도록 만들어 놓았다. 특히, 우리 나라의 인터넷 신문들이 광고 등에 동영상을 과다하게 사용함으로써 현란함과 산만함을 주는 반면 이를 최대한 자제함으로써 편안하게 정보를 읽어 내려갈 수 있도록 구성 되어 있다.

www.usatoday.com의 강점은 무엇보다도 다양하게 연계된 닷컴 기업들과의 효과적인 제휴로 다양한 정보와 서비스를 제공한다는데 있다. 확실히 진보된 형태의 정보 출판형 비즈니스 모델이다.

정보 출판형 혹은 넓은 의미의 정보 제공형 비즈니스 모델은 앞으로도 다양한 형태의 수익 모델 창출이 필요하다. 그 방향성을 제시해 주고 있는 것이 www.usatoday.com이라고 생각된다. 인터넷의 특성이 가장 많이 살아 있는 비즈니스 모델이란 말 속에는 그만큼 생명력이 길며, 파급 효과도 크다는 의미가 내포 되어 있다. 앞으로 시간이 흐를수록 오프라인의 인쇄 매체 비중은 줄어들고, 온라인 매체로 중심 이동이 빠르게 전개될 것이라는 것에 이의를 제기하는 독자는 드물 것이다. 따라서 정보 출판형 비즈니스 모델은 더욱 중요하게 인식돼야 할 것이며, 어쩌면 그 중심 이동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빠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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