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대만인 '유혹하는' 대륙 매춘부

중앙일보

입력

중국의 매춘산업이 홍콩.대만으로 확산하고 있다.

홍콩의 옛 공항 카이탁(啓德) 바로 위에 산포콩(新蒲崗)이란 지역이 있다. 주룽(九龍)반도 중간쯤에 자리잡은 주택가다.

이 조용한 동네가 지난달부터 홍콩 경찰의 주요 순찰지역으로 떠올랐다. 베이싸오(北嫂)라고 불리는 북(北.중국)에서 온 매춘부들 때문이다.

30~40대인 이들은 주로 대낮에 공원을 무대로 매춘행위에 나선다. 돈벌이가 시원찮으면 골목.상가.한길까지 거침없이 진출한다. 일단 거래가 성립되면 아무데나 손님이 원하는 곳으로 따라간다. 자신들이 미리 정해놓은 일반 주택을 이용하기도 한다.

특정한 지역에 모여 조직적인 매매춘을 벌이지 않는다는 점과 소리없이 왔다 흔적도 없이 가버린다는 점 때문에 홍콩 경찰은 단속에 애를 먹고 있다.

이들은 대개 매춘조직의 알선으로 관광객으로 위장해 입국한 뒤 비자만료일까지 13일간 돈을 벌곤 중국으로 돌아간다.

출국 직전 붙잡힌 한 30대 베이싸오는 "고향에 다녀오겠다고 남편을 속이고 홍콩으로 왔다" 고 진술했다.

그녀는 12일간 1만 홍콩달러(약 1백40만원) 남짓한 돈을 손에 쥐었다. 매춘조직에 내야 할 소개비 2천7백 홍콩달러와 홍콩에 머무는 동안의 생활비를 뺀 순수입이다. 한달에 6백~7백위안(8만~9만원)이 고작인 중국내 수입에 비할 바가 아니다.

홍콩 경찰은 이들 때문에 고민이지만 단속으로 해결할 문제는 아니라는 주장이 강하다. 돈을 따라 매춘이 중국 전역에 퍼져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홍콩 북쪽의 중국본토 선전(深玔)시는 '홍콩 남자들의 첩이 사는 도시(包二城)' 라는 별명으로 불린 지 오래다.

대만도 예외는 아니다.

중국과 대치하고 있는 최전방의 땅 진먼다오(金門島)는 대만에선 가난한 지역에 속한다. 그래도 진먼다오와 마주 보는 중국 샤먼시에는 요즘 진먼의 남자가 여인을 숨겨둔 집이 하루가 다르게 늘어나는 추세다.

현지처와 한달간 동거하는 비용은 불과 3천~5천위안(약 40만~65만원)정도에 불과하다.

중국과 홍콩.대만과의 경제 격차가 중국내 매춘을 부추기는 셈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