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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TV 세계대전’ … 구글·애플, 삼성·LG에 도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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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팀 쿡 애플 CEO(左), 래리 페이지 구글 CEO(右)

애플과 구글이 또 다른 ‘세계대전’을 벼르고 있다. 이번엔 스마트TV 시장에서다. 삼성전자·LG전자·소니 등 전통적 TV 강호들은 이번만큼은 ‘아이폰 트라우마’를 겪지 않겠다는 각오로 적극적으로 대응 전략을 짜고 있다. 31일 구글은 사용자 환경(UI), 검색 기능, 전용 애플리케이션(응용프로그램)을 강화한 스마트TV용 소프트웨어 ‘구글TV2.0’을 공개했다.

자회사인 유튜브 사이트에서는 내년까지 100개 채널을 개국해 자체 제작한 방송 프로그램을 내보내기로 했다. 구글과 모토로라가 함께 만든 ‘구글로라TV’의 출시 가능성도 제기된다.

마리오 퀘이로즈 구글 부사장은 구글TV 2.0을 소개하며 “칩·TV세트·셋톱박스 등 하드웨어 업체와 협력관계도 넓혀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 7월 구글이 인수한 모토로라는 각종 방송 특허를 보유한 미국 내 1위 케이블TV 셋톱박스 제조업체다.

 구글은 지난해 소니·로지텍과 손잡고 구글TV를 처음 공개했지만 주목받지 못했다. 검색과 화면 메뉴가 다소 복잡하고 콘텐트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대부분이었다. 이번 업데이트는 이를 보완하는 데 공을 들였다. 구글TV2.0은 태블릿PC용 운영체제(OS)인 안드로이드 허니콤3.1를 기반으로 제작돼 UI가 단순해졌다. 구글은 2.0 업데이트와 함께 TV에 최적화된 30개의 애플리케이션을 함께 공개할 예정이다.

 새 구글TV의 최대 무기는 자회사인 유튜브 사이트의 콘텐트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유튜브가 할리우드 제작사, 미디어 회사와 협력해 온라인 방송채널을 개설하며 여기에는 가수 마돈나, 농구 선수 샤킬 오닐, 배우 애슈턴 커처 같은 세계적 스타와 전문가들이 참여한다고 보도했다. 채널은 대중문화·스포츠·음악·건강을 비롯해 19개 카테고리로 나눴다. 올가을 출범해 내년까지 완료할 예정이다.

 애플도 ‘iTV(가칭)’ 출시를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티브 잡스 전기에 따르면 잡스는 말년에 ‘사용이 극도로 간편한 TV’에 집중했다. 시장조사업체 파이퍼 제프레이의 애널리스트 진 먼스터는 “애플이 아시아계 TV 제조업체와 계약을 진행 중이며 방송사와 라이선스 문제를 완료해 내년 말에는 TV를 출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업계에선 TV 사업 경험이 없는 구글·애플이 한국 업체들을 따라잡는 것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 실제로 올 3분기엔 미국 TV 시장에서 삼성전자·LG전자 등 한국 업체들의 시장 점유율이 처음으로 50%를 넘었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구글·애플 제품은) 일부 매니어층에 주목을 끌지는 몰라도 삼성 등 수십 년간 아성을 다져온 메인 TV 시장에 뛰어드는 데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럼에도 삼성전자·LG전자는 긴장을 풀지 않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TV의 본질은 화질·사용 편리성·디자인”이라며 “지난해 세계 최초로 TV 앱스토어를 론칭했을 정도로 소프트웨어 개발에도 앞장서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기환·심서현 기자

◆ 구글TV의 무기는

▶ 콘텐트 : 유튜브 100개 채널에서 자체 프로그램 방영(마돈나, 애슈턴 커처, 드라마 ‘CSI’ 작가 등이 제작)

▶ 소프트웨어 : 사용자 환경, 검색 강화한 구글TV2.0

▶ 하드웨어 : 올해 말 출시 예정

◆ 애플TV의 무기는

▶ 콘텐트 : 아이튠즈(영화 6만 편 보유), 아이클라우드(가입자 2000만 명 이상)

▶ 소프트웨어 : 아이폰·아이패드 운영체제 iOS, 음성인식 개인비서 Siri

▶ 하드웨어 : 아이폰·아이패드와 연동 가능한 iTV(가칭) 내년 말 출시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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