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뭉친 어깨 놔두시게요? 더 큰 고생하게 됩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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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면

연세사랑병원 성창훈 원장이 어깨가 아픈 환자를 살펴보며 어느 곳에 원인이 있는지 진단하고 있다. [연세사랑병원 제공]

어깨질환을 호소하는 중년이 늘고 있다. 어깨 역시 나이가 들면 노화가 진행되면서 기능이 떨어진다. 이른바 퇴행성 진행이다. 여기에 어깨를 사용하는 레저활동이 늘면서 질환 발생을 부추긴다. 어깨 근육에 염증이 생기고, 힘줄이 찢어지기도 한다. 돌처럼 딱딱한 이물질이 생겨 극심한 통증을 일으킨다. 방치하면 스스로 옷을 입기 힘들 정도로 어깨 운동성이 떨어진다. 중년을 괴롭히는 숨은 복병 어깨질환의 원인과 치료를 소개한다.

무리하게 운동하면 힘줄 찢어져

어깨질환자는 중년이 많다. 연세사랑병원 어깨관절센터가 2010년 10월부터 1년간 어깨 통증으로 내원한 환자 1만3072명을 분석했다. 그 결과 40~60대가 82%(10719명)였다. 중년에 많이 나타나는 주요 어깨질환은 회전근개(回轉筋蓋)질환·오십견·석회화건염이다. 연세사랑병원 분석을 보면 회전근개 질환자가 66%로 가장 많았다. 나머지는 오십견과 석회화건염이다.

 오십견의 의학적 명칭은 동결견이다. 관절을 둘러싼 관절막에 염증이 생겨 발생한다. 석회화건염은 어깨 힘줄에 돌처럼 딱딱한 석회질이 생겨 발생한다.

 회전근개 질환은 어깨 힘줄이 늘어나거나 찢어진 상태다. 회전근은 팔을 여러 방향으로 움직이고, 지탱해주는 네 개의 근육이다. 이 회전근의 힘줄 다발이 회전근개다. 중년이 되면 회전근개가 노화한다. 연세사랑병원 어깨상지관절센터 성창훈 원장은 “나이에 맞지 않게 무리하게 근력운동을 하거나 테니스·골프·배드민턴 등 어깨를 많이 사용하면 힘줄이 늘어지거나 찢어진다”고 설명했다. 어깨 통증이 생기고 관절을 돌리기 힘들어진다.

 회전근개 질환의 증상은 어깨 통증을 일으킨다는 점에서 오십견과 비슷하다. 하지만 차이가 있다. 회전근개 질환은 일정한 범위 내에선 어깨 동작이 가능하다. 예컨대 팔을 치켜올리긴 힘들지만 내려뜨린 상태에선 활동이 가능하다.

 반면 오십견은 팔을 어떤 방향으로 올리거나 돌려도 아프다. 아픈 어깨 쪽으로 눕지 못한다. 옷을 입는 간단한 동작도 힘들다. 옆사람이 팔을 들어줘도 통증이 심해 올리기 힘들다.

 오십견은 아직 원인이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X선이나 자기공명(MRI) 촬영으로도 알아내기 힘들다. 다행히 대부분 1~2년 뒤 저절로 낫는다. 그러나 여기에 맹점이 있다. 성창훈 원장은 “회전근개 질환을 오십견이라고 착각해 치료 시기를 놓쳐 증상이 악화되는 사례가 많다”고 말했다. 어깨관절 석회화건염은 나이가 들어 힘줄에 혈류량이 감소하고, 그 결과 괴사하면서 돌덩이처럼 굳는 현상이다. 어깨관절 질환 중 통증이 가장 심하다.

회전근개 질환, 체외충격파로 치료

어깨질환은 팔의 운동성을 떨어뜨린다. 조기 진단과 치료가 중요한 이유다. 특히 회전근개 질환은 치료를 미루면 수술로도 개선할 수 없다. 연세사랑병원 어깨상지관절센터 이상윤 과장은 “회전근개 질환은 극심한 통증이 나타났다가 사라지기를 반복해 방치하기 쉽다”고 말했다. 이 과장은 “회전근개가 찢어지면 자연 치유가 되지 않을뿐더러 치료가 늦으면 힘줄에 변성이 일어나 수술을 해도 다시 붙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어깨질환의 증상은 비슷하지만 치료법에는 차이가 있다. 대부분 자연 치유되는 오십견은 통증을 줄이기 위해 스트레칭이나 약물·물리치료를 받는다. 회전근개 질환도 초기에 발견하면 수술하지 않고 치료할 수 있다. PRP주사요법과 체외충격파요법이 효과 있다.

 PRP요법은 환자의 혈액에서 혈소판을 분리해 농축한 후 어깨에 주사하는 방법이다. 혈소판의 다양한 성장인자가 어깨관절의 손상된 조직의 재생을 돕는다. 체외충격파는 회전근개 질환과 석회화건염에 적용된다. 어깨에 1000~1500회의 고에너지 충격을 쏘는 방법이다. 인대나 힘줄을 구성하는 콜라겐을 자극해 조직의 재생을 돕는다. 성창훈 원장은 “체외충격파는 어깨 힘줄에 생긴 석회질을 잘게 부숴 석회화건염을 치료한다”고 말했다.

 힘줄이 50% 이상 찢어진 회전근개 질환자는 힘줄을 이어주는 수술이 필요하다. 어깨 피부를 4~8㎜ 정도 절개해 관절내시경을 넣어 치료한다. 이상윤 과장은 “어깨관절 안을 직접 보면서 수술하기 때문에 MRI로도 놓칠 수 있는 부위를 잡아낸다”며 “정상 조직의 손상이 적고 회복 기간도 짧다”고 설명했다.

황운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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