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만수 “위기일수록 오너 경영 필요”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04면

강만수(사진) 산은금융지주 회장이 26일 “땀 흘려 일해 저축을 늘리고 이것이 투자로 이어지는 실물 중심의 자본주의로 돌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사옥에서 열린 삼성 수요 사장단 회의에 연사로 참석해서다. 강 회장은 30여 명의 삼성그룹 사장단을 대상으로 ‘위기를 넘어 일류국가로’라는 주제로 강연했다.

 그는 최근 금융위기에 대해 “근본 원인은 선진국의 과도 소비와 신흥국의 과도 저축, 그리고 이웃 국가를 궁핍하게 하는 환율 절하에 있다”며 “이를 구조적으로 접근하지 않고 단기 대책만 나오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강 회장은 금융산업의 탐욕을 비판했다. 그는 “금융자본주의, 카지노자본주의가 판치는 ‘돈놀이판’이 된 것이 문제”라며 “탐욕과 투기를 부르는 수요 중심의 경제에서 절제와 근면의 가치가 강조되는 공급 중심의 경제로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파생상품 거래에 집중했던 금융회사에 대해 “예금을 받아 대출하는 본연의 기능에 충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오너를 중심으로 한 책임경영을 강조했다. 강 회장은 “(금융위기는) 경영에 대한 책임감이 실종된 데서 온 문제”라며 “최고경영자(CEO) 중심의 지배구조에서 오너 중심의 지배구조로 변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평소 소신인 ‘감세론’에 대한 의견도 밝혔다. 강 회장은 “세율을 떨어뜨리면 세수가 줄어드는 게 아니라는 게 지난 수십 년, 수백 년간 경험으로 입증됐다”고 말했다. 상속세율을 75%에서 50%로 낮추자 관련 세수가 두 배로 늘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한애란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