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 금리 인상여부 고민

중앙일보

입력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오는 27~28일(현지시간) 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금리 인상 여부를 놓고 심각한 고민에 빠졌다.

최근의 경제지표만 놓고 본다면 경기 진정세가 뚜렷하지만 계절적 요인에 의한 일시적 둔화현상이라는 주장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에렌크란츠 킹 누스바움의 투자전략가 배리 하이먼은 "일찌기 FRB가 금리인상 여부를 놓고 이번처럼 고심한 적은 없었을 것" 이라며 "오는 14일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어떻게 나오느냐가 FRB의 결심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것" 이라고 말했다.

FRB의 낙관론자들은 이미 경제가 연착륙 궤도에 들어섰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 9일 발표된 5월중 생산자물가지수(PPI)가 4월과 같은 수준을 유지한 데다 소비자물가지수도 0.1~0.2%정도 미미하게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당장 금리를 인상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이번주 발표될 5월중 산업생산.신규주택 착공 건수도 상당폭 하락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그러나 경제지표만 믿고 금리를 그대로 유지해서는 안된다는 목소리도 높다. 에드워드 그램리치 FRB이사 등 신중론자들은 "목표 경제성장률 3.5% 수준에 도달하려면 금리를 소폭이나마 계속 올려야 한다" 는 쪽이다.

조금이라도 인플레 위험이 있는 한 가만히 있어서는 안된다는 주장이다.

CNN도 전문가들의 분석을 인용, "일반적으로 2분기(4월~6월)에는 금융기관들이 보너스를 지급하고 세금 환급을 해줘야 하기 때문에 유동성이 부족한 시기" 라며 "최근 경기가 둔화되는 듯 보이는 것도 이에 기인한 측면이 있다" 고 강조했다.

앨런 그린스펀 FRB 의장이 경제 외적인 측면도 고려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11월 대선을 앞두고 정치권이 금리인상 유보 주장을 공공연이 펴고 있는 마당에 그린스펀 의장으로서는 7월초 의회 정기보고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골드만 삭스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윌리엄 더들리는 "실업률이 증가하고 경기가 하강국면을 보이는 이때 굳이 금리인상을 단행하고 그 다음주에 의회에 나가 몰매를 맞을 사람이 누가 있겠느냐" 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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