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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 진공 상태’ 계속 땐 장기 내전 가능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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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무스타파 압델 잘릴

리비아의 전 독재자 무아마르 카다피가 20일(현지시간) 체포된 뒤 부상으로 숨졌다. 지난 8월 23일 수도 트리폴리가 시민군에 의해 함락된 지 59일 만이다. 과도국가위원회(NTC)는 애초 카다피를 생포해 리비아 안에서 재판을 받게 할 계획이었지만 이 계획은 무산됐다.

 카다피는 이날 리비아 중부도시인 고향 시르테에서 NTC 측 군대에 의해 생포됐으나 이미 치명상을 입은 그는 이내 사망했다.

 카다피의 사망으로 리비아가 ‘권력 진공 상태’에 놓여 소말리아나 수단처럼 장기 내전의 나락에 빠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카다피가 2인자를 허락하지 않은 철저히 개인화된 체제를 구축한 데다 야당이나 노조, 시민단체조차 없기 때문이다. 140여 개에 달하는 부족들이 자치권을 휘둘러 무정부상태에 빠지거나 내전으로 확산할 수 있다는 것이 최악의 시나리오다. 카다피에 맞서 투쟁을 이끌어온 NTC 내부에서도 분란이 발생했고, 반군 간 무력 충돌이 빚어져 사망자가 나온 것도 부족이 수 갈래로 나뉘어 있기 때문이다.

 ‘포스트 카다피’ 시대를 누가 이끌 것인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포스트 카다피 시대를 이끌 인물로 단연 압델 잘릴 NTC 위원장을 0순위로 꼽고 있다. 잘릴 위원장은 카다피 체제 아래에서 2007년부터 법무장관을 지냈으나 지난 2월 비무장 시위대에 대한 실탄 사격에 항의해 정부 각료로는 처음 사임했다.

잘릴과 함께 NTC에서 국방장관직을 맡고 있는 오마르 알하리리도 반군의 선전과 더불어 급부상한 인물이다. 그는 1969년 카다피 주도의 쿠데타에 참여했지만 75년 동료 장교들과 함께 카다피 정권 전복을 모의하다 발각돼 사형을 선고받고 투옥됐다. 알하리리는 이후 15년간 옥살이를 하다 90년 감형돼 출소한 뒤 토브루크에서 연금생활을 해 오다 NTC에 합류했다.

박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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