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 N 논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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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말 잘 몰라서 아이 학교 준비물도 못 챙겨주고 숙제도 못 도와줘요. 아이가 학교에서 오더니 ‘왜 엄마는 한국인이 아니고 몽골사람이야?’라고 묻는데 가슴이 아파서?”.

한 다문화가정 어머니의 자책 섞인 고민이다. 과연 이것이 하나의 다문화가정 어머니만의 고민이라고 할 수 있을까. 자녀를 초·중학교에 보낸 결혼 이민 여성들에게 한국은 제 2의 고향이다. 하지만 결혼 후 수년 동안을 한국에서 살아도 이들은 우리말의 발음과 표현이 미숙해 자녀 교육에 도움을 주지 못한다.

교육과학기술부 통계에 따르면 2010년 기준 초·중·고교에 재학 중인 다문화가정 자녀는 3만1788명으로 2005년 이후 5년 사이에 다섯배 이상 증가했다. 이 상태가 지속되면 2020년에는 우리나라 청소년의 20%가 다문화가정 출신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렇듯 다문화가정 자녀수는 급격히 늘어나는 데 비해 그들의 진학률은 감소하고 있다. 다문화가정 자녀들의 초등학교 취학률이 85%이나 중학교로 올라가면 60%로 감소하고 고등학교에 이르면 30%로 급락한다. 진학률이 낮아지는 주요 원인이 바로 한국어 문제다. 한국어가 미숙한 다문화가정 자녀들은 수업과 교우관계에 어려움이 생기고, 결국 누적된 학습격차로 인해 도태되고 만다. 피부색이 검다는 이유로 놀림감이 되는 아이들도 많다. 이들은 갈수록 말수가 적어져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한다.

<중앙일보 2011년 7월 2일자 기사 등 참조>

<관련기사>
“몽골?베트남 전통놀이도 해보시죠” -중앙일보 2011년 10월 13일자
“김덕수 사물패와 다문화가정 아이들” -중앙일보 2011년 8월 29일자
“다문화가정 자녀 입학 길 넓혀” -중앙일보 2011년 7월 26일자

전문가 TIP - “다문화가정 자녀 입학 길 넓혀”

외국인 가운데 중국이나 동남아 출신이 많아지면서 ‘다문화’란 표현이 ‘우리보다 열등한 나라’를 가리킨다는 인식도 알게 모르게 뿌리내렸다. 이제 다문화 변화 추세를 인정하고 함께 공존하는 사회를 일구는 것이 중요하다.

이 문제들의 근본적 해결은 다문화 가정 및 외국인들에 대한 사회의식 개선이다. 더불어 이들에 대한 사회적 배려와 법적 제도적 지원이 요구된다. 이와 함께 우리 청소년들에게 다문화 가정 청소년들과 외국인들에 대한 배려를 가르치는 ‘더불어사는 법’에 대한 교육이 절실하다.

『태권 팥쥐와 베트콩쥐』는 다문화사회를 넘는 다리가 되어줄 책이다. 『커피 우유와 소보로빵』은 유네스코의 '평화와 관용의 상'을 수상한 작품으로 피부색이 다른 외국인 노동자 가족이 겪는 애환을 소박하고도 담백하게 그려냈다. 『쑤어쓰데이 캄보디아 내 이름은 쏘카』는 다문화 사회를 살아가는 어린이들이 '다름'을 받아들이고 서로 이해하는 열린 마음을 간직하게 한다.

<민병일 중앙일보 nie 연구위원>

생각 해 보기

1.‘모두 살색입니다.’가 의미하는 바가 무엇인가요?
2. 노년을 행복하게 보내려면 무엇이 뒷받침돼야 할지 ‘성공적인 노후의 조건 5가지’를 꼽고 중요도 순서를 정해요.
3. 서울에는 다문화가족지원센터가 4곳뿐입니다. 다문화가족지원센터의 역할을 쓰고, 그 수가 더 늘어나야 하는 이유를 생각해요.
4. 주변에 다문화가족을 위한 지원센터나 공부방을 찾아보고 내가 실제로 도울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알아보고 행동해요.

전 회 주제 ‘고령화 사회’에 관한 논설문 - 실버산업, 고령화 사회의 동아줄

현대사회는 노인들이 많아지는 사회, 즉 고령화 시대에 접어들고 있다. 저출산 문제까지 함께 따라와 청년보다 노인층의 구성원들이 많아지는 것이다. 고령화 시대에 맞춰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이를 위해 먼저 실버산업을 더욱 발전시킬 필요가 있다. 실버산업이란 노년층을 대상으로 한 상품·서비스를 제조·판매하거나 제공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산업을 의미한다. 실버산업의 대표적인 예로는 금융산업과 의료, 보건 산업을 들 수 있다. 금융산업에서 노인들을 위한 부담 없는 투자, 쉽고 노인들의 눈높이에 맞는 투자 들을 할 수 있도록 활성화 시켜야 한다. 이렇게 노인들이 자신의 재산을 투자하여 부족한 연금문제, 사회에 ‘짐’이 되는 현상을 조금이나마 막을 수 있다. 평균 수명이 증가하여 노인들이 많아진 사회에서 의료와 보건산업 또한 금융산업 못지않게 중요하다. 장기이식, 인공 장기, 잡병 치료 등에 초점을 맞춰 관련 산업을 발전 시켜야 한다. 노인들은 소득이 불안정하기 때문에 무료로 보건소에서 진찰을 해주는 것도 좋은 방안이다. 그러나 실버산업은 이윤을 남기기 위해 상업적으로 변질되면 안 된다. 지나치게 상업을 추구할 경우 노인의 존엄성을 무시하고 방치하는 경우가 생길 수도 있다.

노인들이 안전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주거환경도 개선해야 한다. 문턱을 없애고 비상전화기, 낮은 수납장 등 편리한 것들을 고루 겸비한 유니버셜 주택이 그 해결책이 될 수 있다. 앞으로는 환갑, 칠순잔 치 같은 말이 사라질 수도 있다. 우리에게 노인문제는 먼 미래가 아니다. 자신의 부모님을 위해, 자신을 위해, 또한 미래의 후손들을 위해먼저 앞장서서 노력해야 한다.

<임재성 학생기자(수원 화홍중 2년)<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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