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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기부·나눔도 조기교육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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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8면

서울·부산·대전·전주에서 16일 열린 중앙일보 위아자 나눔장터는 행복한 세상을 함께 가꾸려는 작은 마음들이 모인 소중한 자리였다. 36만 명의 시민이 참여해 이웃 사랑의 마음을 나눴다. 무엇보다 위아자 나눔장터는 어린이들이 나눔의 가치를 배우는 살아 있는 교육현장이었다. 엄마·아빠 손을 잡고 장터에 나온 아이들은 인형과 옷 등 쓰던 물품을 판매한 뒤 수익금을 기부하는 데 동참했다. 자연스럽게 나눔 문화를 체험하고 실천한 것이다.

 나눔은 타고나는 게 아니라 길러지는 것이다. 어려서부터 기부와 나눔에 동참하는 경험과 교육이 필요한 이유다. 정부와 한나라당이 정규 교과서에 ‘기부 천사’들의 나눔 사례를 수록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게 반가운 것도 그래서다. ‘철가방 천사’로 불리는 중국음식 배달원 고(故) 김우수씨나 셋집에 살면서도 수입 대부분을 기부하는 가수 김장훈씨 같은 국내 기부자뿐 아니라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주 등 대표적 외국 자선활동가도 교과서에 실린다고 한다. 선진국처럼 학교 정규 교육을 통해 기부와 나눔의 중요성을 가르치게 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나눔은 서로를 배려하고 고통을 감싸주는 마음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나눔은 단지 내가 가진 것을 나누는 차원을 넘어 사회에서 함께 살아가는 데 필요한 바른 인성과 마음가짐을 체득하게 해준다. 따라서 나눔 교육은 곧 인성교육이다. 학교 교육에서 빼놓아선 안 되는 교육이요, 시작이 이를수록 좋은 교육이다. 나눔은 어렸을 때 몸에 배면 평생 생활화할 수 있는 습관 같은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도 개인 기부가 늘고 있는 추세지만 선진국 수준엔 턱없이 못 미친다. 한국인 한 사람이 1년에 기부하는 돈은 평균 19만9000원으로 미국인의 7분의 1, 영국인의 3분의 1 수준이라고 한다. 그나마 종교적 헌금이 개인 기부금의 80%를 차지하는 형편이다. 개인 기부가 확대되고 나눔 문화가 확산되려면 어려서부터 체계적인 나눔 교육을 실천하는 게 정답이다. 위아자 나눔장터 같은 나눔 체험학습 기회가 늘어나고 학교에서의 나눔 교육이 제대로 자리 잡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