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 현장] 강남~정자 16분 … 28일 개통 신분당선 타보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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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강남역과 정자역을 잇는 신분당선 시승 행사에 참석한 시민들이 새 전동차를 타보고 있다. 신분당선에 투입하는 전동차는 기관사 없이 무인으로 운행한다. 승객의 안전과 모니터링을 위해 전동차의 모든 칸에 폐쇄회로(CC)TV가 설치됐다. [최승식 기자]

“지하철인데 승용차처럼 앞을 볼 수 있네.”

 11일 오전 10시 경기도 성남의 신분당선 정자역에서 열린 시승 행사에 참석한 시민들은 신기한 듯 전동차 곳곳을 살폈다. 이 전동차는 28일부터 신분당선 1단계 구간(강남역~정자역)을 운행할 예정이다. 맨 앞칸인데도 기관사가 타는 운전실이 없었다. 대신 터널 정면을 볼 수 있는 대형 유리창이 설치돼 있었다.

 잠시 후 안내방송이 나왔다. “신분당선은 무인운전시스템으로 운행됩니다. 기관사가 아닌 판교역 종합관제센터에서 열차를 조종합니다.” 그제야 시민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오전 10시25분. 기자가 탄 전동차는 정자역을 출발했다. 약간 흔들리던 전동차는 10초도 안 돼 시속 90㎞에 도달했다. 차량 에 설치된 LED(유기발광다이오드) 화면으로 현재 속도와 다음 역까지 남은 거리가 표시됐다. 다른 지하철보다 조용해 맞은편 승객의 대화 내용이 가끔 들릴 정도였다.

 이날 시승행사에는 홈페이지를 통해 신청한 시민 200명이 참석했다. 시민들을 태운 전동차는 판교역, 청계산입구역, 양재시민의숲역, 양재역을 거쳐 강남역에 도착했다. 정자역을 출발한 지 16분 만인 10시41분이었다. 기존 분당선을 이용해 정자역에서 강남역(선릉역에서 2호선으로 환승)으로 올 경우 45분, 광역버스를 타면 35~45분이 걸린다. 시간이 단축된 것이다.



 판교에서 영등포로 출근을 한다는 직장인 김인걸(64)씨는 “지금까지는 광역버스와 지하철로 출근하는데 1시간20분이 걸렸다”며 “신분당선을 이용하면 출근시간을 20분 정도 줄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비싼 요금은 불만이었다. 신분당선은 기본요금이 1600원(교통카드 기준·10㎞ 이내)으로 일반 지하철(900원)보다 700원이 비싸다. 정자역에서 강남역까지 갈 경우 추가요금이 붙어 1800원을 내야 한다. 2년 뒤 판교에 입주한다는 주부 박종희(57·경기도 안양)씨는 “신도시에선 지하철이 제일 중요한 교통 수단인데 너무 비싼 것 같다”고 말했다. 요금이 다른 지하철보다 비싼 것은 민간자본이 투입돼 건설됐기 때문이다. 민간사업자인 네오트랜스가 30년간 운영한다. 또 좌석 위에 짐 놓는 선반이 없고 열차 흔들림이 심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에 대해 네오트랜스 측은 “미관상의 문제 등으로 짐은 좌석 밑에 넣도록 했다”며 “기존 지하철보다 운행 속도가 빨라 진동이 조금 느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글=이한길 기자
사진=최승식 기자

◆신분당선=서울 강남과 경기 분당을 연결하는 지하철 노선. 국내에선 처음으로 노선 기획과 시공·운영에 이르는 과정을 민간 부문이 주도했다. 2016년에는 정자~광교 2 단계 , 2018년에는 강남~용산 3단계 구간이 개통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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