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아자 나눔장터 D-5 … 물품 1000여 점 기증 부산 동주대 가보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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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주대학 박성택 총장(가운데)이 교직원들과 함께 16일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 주차장에서 열릴 부산 위아자 나눔장터에 내놓을 물품들을 소개하고 있다. [송봉근 기자]


부산 위아자 나눔장터가 6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기업·단체 참가가 줄을 잇고 있다. 30여 개 참가 단체 가운데는 처음인 곳도 있고 해마다 빠지지 않은 단골도 있다. 그 중 교수·학생이 한마음이 돼 올해 초부터 기증품을 모아 온 대학이 있어 눈길을 끈다.

 동주대 정상권(44)총무과장은 지난 3월부터 부산 위아자 나눔장터 참가 준비를 해왔다. 학교 업무게시판에 위아자 행사를 알리는 공지를 올리고 재활용품을 수집해왔다. 교수와 직원들이 재활용품이 있다는 연락을 해오면 자신의 차량으로 수거해 학교 창고에 보관하기도 했다.

 그는 “지난해 10월 열린 부산 위아자 행사에 처음으로 참가해 보고 행사 취지에 큰 감동을 받았다. 지난해에는 갑자기 참가하느라 준비가 부족해 아쉬운 점이 많았다. 올해는 제대로 해보려고 새 학기부터 준비를 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행사 때 아쉬운 점은 제값을 못 받고 판 물건이 대부분이었다는 점이다. 처음 참가하다 보니 1000원∼2만원 범위 안에서만 팔았다. 교수들이 해외 여행 중에 구입한 쓸만한 가방도 몇 천 원에 팔려 나갔다. 그래서 올해는 가격표를 일일이 붙이기로 했다. 기증자로부터 구입가격과 시기 등을 확인한 뒤 적정가격을 매기기로 했다. 그래야만 많은 금액을 기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공지를 보고 4월 초 총무과 송준태(58)씨가 가장 먼저 무스탕 코트를 갖고 왔다. 몇 년 전 비싼 값에 구입했으나 몸에 맞지 않아 깨끗이 세탁을 한 뒤 위아자 장터에 내놓았다. 송씨는 “겨울 추위를 모르고 지내게 해준 고마운 옷이지만 새 주인을 찾아주고 기부도 하기 위해 내놓았다”고 말했다. 그 외에도 휴대용 스피커와 같은 전자기기, 교수들이 해외 출장 중 구입한 핸드백·연필깎이 등 1000여 점이 모였다.

 동주대는 총장부터 학생들까지 부산 위아자 나눔장터에 총출동한다.

 박성택 총장, 이범락 이사장, 김현태 기획처장, 신남식 입시홍보처장 등 보직교수들이 16일 상인으로 변신한다. 박 총장과 이 이사장 등은 앞치마를 두르고 물품을 판매할 예정이다. 학생 20여명도 자원봉사자로 활동한다.

 동주대 실용음악과 학생들은 식전행사 연주를 신청했다. 다이아나 로스의 ‘못 오를 산은 없어요’(Ain't No Mountain High Enough)를 부르며 장터 개막을 알린다. 마빈 게이와 태미 테렐의 듀엣으로 1967년 여름에 빌보드 ‘Hot 100’에서 1위에 오른 곡이다. 가사가 소외계층을 돕는 행사 의미를 살리는 것 같아 첫 곡으로 선택했다고 한다. 이 곡의 가사는 ‘내가 필요하다면 나를 불러 주세요. 당신이 어디에 있거나, 아무리 멀리 떨어져 있거나, 단지 나의 이름을 불러 주기만 하면 나는 곧장 달려갑니다’로 시작한다. 사랑을 주제로 한 곡이지만 학생들은 가난한 사람들이 찾으면 언제든지 달려간다는 뜻으로 재해석했다.

 박선미 동주대학 실용음악과 교수는 “위아자 행사 참여로 학생들이 음악으로 사회 봉사를 할 수 있는 방법을 깨달아 가고 있는 게 더 큰 수확이다”고 말했다.

글=김상진 기자
사진=송봉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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