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바, 중국 자존심 건들여 곤욕

중앙일보

입력

일본의 도시바가 중국 여론으로부터 몰매를 맞고 있다.

노트북 컴퓨터의 제품상 하자에 대한 변명이 중국과 중국인을 무시한 발언으로 인식돼 반일(反日)감정을 촉발시켰기 때문이다. 중국인들은 법정투쟁과 불매운동을 전개하고, 도시바 웹사이트를 해킹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도시바는 지난해 자사 노트북 컴퓨터의 플로피 디스크 드라이브(FDD)의 하자로 미국에서 21억달러를 배상했다.

중국의 뉴스 사이트 첸룽왕(千龍網)은 이달초 이 사건을 소개하며 도시바가 똑같은 컴퓨터를 중국에서 판매하면서 구매자에게 제품상 하자가 있을 수 있다는 설명을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고가 마사이치 부사장등 도시바의 베이징(北京)지사 간부들은 지난 22일 이에 대해 해명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고가 부사장은 "미국에서 배상금을 지급한 것은 법적 책임이 있거나 컴퓨터의 결함을 인정해서가 아니다" 며 "미국은 손해배상 의무가 몹시 엄격해 최악의 경우 기업의 영업활동이 어려울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 이라고 말했다.

그는 따라서 미국 이외의 나라에서는 소비자를 상대로 배상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미국 법률에는 제조사의 책임이 명시돼 있지만 중국 법률은 그렇지 않다는 설명도 곁들였다. 자존심 강한 중국인들은 이같은 해명에 일제히 분노했다.

당장 도시바 노트북 컴퓨터 구매자 3명이 25일 베이징시의 제1중급 인민법원에 정식으로 제품상 결함에 대해 93만위안의 배상금을 지급하라는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중국사회과학원의 첸훙다오(錢宏道)박사등 법률학자들도 도시바가 성실과 신용.공평.평등을 원칙으로 하는 중국의 민법통칙과 제품질량법, 소비자권익 보호법을 위반했다며 성토하고 나섰다.

차이나 비지니스 타임스는 24일 1면에 도시바의 무책임을 비난하는 기사를 게재했으며, 중국의 네티즌들은 도시바 웹사이트에 대한 공격을 선언하고 나섰다.

베이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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