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창초 관악부 ‘적수가 없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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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 신창초등학교 관악부가 지난달 24일 서울교육대학교 종합문화관에서 열린 ‘48회 전국아동음악경연대회’ 합주부문에서 3회 연속 우승을 수상했다. 7월28일 초등학생 음악경연대회 관악합주부문 금상, 지난달 제36회 대한민국 관악경연대회(KBA) 은상에 이어 올해만 크고 작은 전국단위 대회에서 4회 이상 입상하는 쾌거를 이뤘다.

 교직생활 10년 차 김진홍(37) 담당교사는 “아이들과 음악으로 호흡하니 좋은 성적이 나왔다”며 “앞으로 음악을 더 즐기면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싶다”고 밝혔다.

아산 신창초 관악부 학생들이 김진홍 지도교사의 지휘에 맞춰 연주연습을 하고 있다.


 
음악으로 하나되다

4일 오후 5시 아산 신창초 대강당. 40여 명의 아이들이 여러개의 악기로 오케스트라 연주를 펼치고 있었다. 일반인들이 듣기에 빈틈없는 하모니는 여느 청소년 오케스트라 연주 실력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었다.

 “각 파트에서 호흡이 맞지 않으면 전체적으로 음정이 불안정해 지니 좀 더 신경 쓰도록 하자.”

 김진홍 교사의 지적이 떨어지자 아이들은 각자의 파트에서 더 열심히 악기를 연주한다. 차분하고도 냉철한 지도로 학부모들로부터 호응을 얻고 있는 김 교사는 2006년부터 관악부를 지도해 왔다. 그가 처음 부임했을 당시 인원은 4명뿐 이었다. 예산이 모자라 악기 구입에도 애를 먹었다.

 김 교사는 “처음 이곳에 왔을 땐 모든 게 막막했다. 하지만 교장 선생님과 학교 관계자들의 도움으로 겨우 인원을 꾸릴 수 있었다”라며 당시를 떠올렸다.

 악기를 다루진 못하지만 음악을 좋아하는 아이들은 모두 부원으로 받아들였다. 이론부터 알기 쉽게 가르치고 약간의 예산을 지원받아 악기도 구입하기 시작했다. 그 후 신창초 관악부는 시·도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뒀다. 비록 크지 않은 대회였지만 아이들은 자신감을 얻었고 2007년 30개 팀이 참가한 전국 초등학생 음악경연대회 합주부문에서 금상을 차지하는 영광을 누렸다.

 김 교사는 “아이들이 음악을 하면서 많은 사람과 친해지고 나아가 문화적으로 소외된 이웃들에게 음악봉사도 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음악으로 자신감 얻었어요”

관악부 부장을 맡고 있는 김호성(6년)양은 지난해 4월부터 트럼펫 연주를 시작한 초보(?)다. 목포에서 전학온 뒤 내성적인 성격 탓에 아이들과 친해지기 힘들었던 김양은 관악부에 가입하면서부터 학교생활에 적응할 수 있었다.

 김양은 “처음에는 모든 게 낮설고 어색했는데 음악을 배우면서부터 아이들과 친해지게 되고 학교생활에 자신감을 얻었다”며 “나중에 커서 경찰대학교에 입학해 경찰관악대로 활동하고 싶다”고 말했다.

 관악부에서 악장으로 활동 중인 이다빈(6년)양. 클라리넷 연주가가 꿈인 이양도 음악을 시작한지는 불과 2년을 넘지 않았다. 이양은 “평소 대중음악과 클래식을 좋아했다”며 “예전에 악장으로 있던 선배의 권유로 들어왔는데 악기를 직접 다루면서 음악가가 되리라는 목표가 생겼다”고 말했다.

 색소폰 경력 6개월인 강명진(5년)군도 “악기를 다루면서 학교생활의 즐거움을 느꼈다”며 “음악을 배우면서 집중력도 강해졌고 ‘멋진 색소폰 연주가’라는 꿈이 생겨 너무 좋다”고 만족해 했다.

글·사진=조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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