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 야후 인수 다시 저울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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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마이크로소프트(MS)가 인터넷 검색업체인 야후 인수를 다시 저울질하고 있다. 이 소식이 전해진 5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야후 주가는 10.1% 급등했다.

 로이터통신은 5일(현지시간) MS 고위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MS가 야후의 인수를 다시 검토하고 있다”며 “야후 인수를 위해 협력할 파트너를 찾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 관계자는 “(야후 인수와 관련해) 어떤 결정도 나지 않았으며 현실화되지 않을 수도 있다”며 “회사 내부에 야후 인수에 대한 이견이 있다”고 덧붙였다. MS는 2008년 475억 달러를 제시하며 야후에 대한 적대적 인수합병(M&A)을 시도했다가 야후의 강력한 반대에 부닥쳐 쓴잔을 마셨다.

 야후는 지난달 캐럴 바츠 최고경영자(CEO)를 전화 한 통으로 전격 경질한 뒤 매각으로 방향을 틀었다. 월스트리트 저널(WSJ)에 따르면 야후도 회사 매각을 위한 회계장부를 마련해 인수 희망업체에 발송할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가치가 200억 달러에 이르는 야후에 군침을 흘리는 업체는 여럿이다. 중국 전자상거래 업체인 알리바바가 러시아 기술투자업체인 DST글로벌, 미국 사모펀드 실버레이크 등과 함께 야후에 대한 인수 의사를 밝힌 상태다. 프로비던스 에퀴티 파트너스도 차입 매수 의사를 밝혔다. 여기에 530억 달러의 현금을 가진 MS가 가세할 태세를 보이며 야후 인수전은 안갯속으로 접어들게 됐다.

 MS는 야후의 잠재적 인수자로 꼽혀왔다. 2008년 야후의 인수에 나섰던 데다 든든한 실탄을 보유하고 있다. 검색 시장에서 구글에 맞서기 위해 야후를 인수할 필요도 절실하다. 하지만 시너지 효과가 크지 않다는 내부 반발도 만만치 않다. 야후와 이미 검색엔진 분야에서 협력하고 있는데 굳이 인수까지 할 필요가 있느냐는 것이다.

 달라진 시장 상황도 야후의 매력을 떨어뜨리고 있다. 야후는 여전히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검색 포털이지만 사용자의 접속 시간이 짧아진 데다 페이스북과 같은 소설네트워크서비스(SNS)에 고객을 빼앗기고 있다. 애널리스트는 야후가 MS에 주당 18~21달러 정도의 인수 가격을 요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MS는 2008년 구글을 견제하고 인터넷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야후 인수에 나섰다. 야후에 주당 31달러를 제시한 뒤 33달러까지 가격을 올렸으나 야후 창업자인 제리 양이 이를 거부하며 합병이 무산됐다.

하현옥 기자

◆야후(yahoo)=1994년 4월 미국 스탠퍼드대학교의 제리 양(Jerry Yang)과 데이비드 파일로(David Filo)가 개발한 검색 엔진으로 인터넷 포털 시장을 개척했다. 야후는 ‘또 다른 조직화된 비공식적 예언((Yet Another Hierarchical Officious Oracle)’을 뜻하지만 창업자는 조너선 스위프트의 『걸리버 여행기』에 나오는 인종(야후)에서 따온 것이라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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