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항해 선장은 '스마트봇'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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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의 바다를 항해하며 특정 정보를 찾는 등 주어진 임무를 신속히 수행하는 ''스마트봇(Smart Bot) '' 시대가 성큼 다가서고 있다.

인터넷 업계에서는 ''봇'' 이 미래 인터넷 시장을 지배할 것이라는 성급한 관측까지 하고 있다. 봇은 로봇(Robot) 을 줄인 말로 인터넷 상에서 사용자가 원하는 일을 대신 수행해주는 소프트웨어다.

구체적인 지시 없이도 판단 능력을 갖고 임무를 완수하기 때문에 ''인공지능전사(Intelligent Agents) '' 로 불리기도 한다.

◇ 떠오르는 스마트봇

스마트봇 개발사인 아티피셜 라이프는 최근 스위스 본 아페티트 그룹과 전자상거래 사이트인 넷-티시모를 개설했다. 고객들이 이 사이트를 이용할 경우 ''로보숍'' 이라고 불리는 스마트봇이 직접 주문을 받고 판매상품에 대한 설명도 곁들인다.

고객과 직접 대화를 주고 받을 수도 있다고 회사측은 설명했. 현재 스위스에서만 서비스가 가능한데 오는 7월까지는 독일까지 거래영역을 넓힐 계획이다.

온라인 광고서비스 전문사인 에이디렐리번스는 이달초 자사가 개발한 ''온라인미디어 네트워크 인텔리전트 에이전트'' 라는 스마트봇을 이용한 인터넷 오락산업 모니터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특정 회사가 경쟁사의 온라인 광고 및 마케팅 현황에 대한 자료를 요청할 경우 곧바로 봇을 시켜 그 결과를 뽑아오도록 한다는 것.

에이디렐리번스측은 스마트봇의 검색능력이 하루 3천개의 웹사이트를 검색하며 한달에는 4천만페이지를 읽어 특정 정보를 뽑아내고 분석한다고 말했다.

금융계도 예외는 아니다. 지난 1월에는 온라인 저당설정 전문사인 ''모기지봇닷컴'' 이 스마트봇을 이용한 고객서비스 사이트인 ''모기지마블'' 을 개설, 서비스에 들어갔다.

고객이 담보물건을 내놓으면 가장 좋은 조건을 제시하는 대금업자를 찾아주는 서비스다.

이 회사의 스코트 합 사장은 "머지않아 인터넷 모든 영역에서 스마트봇의 능력이 곧 경쟁력이 되는 시대가 전개될 것이 분명하기 때문에 앞으로 이 부문에 최우선적으로 투자하겠다" 고 밝혔다.

인터넷 뉴스를 취급하는 ''인터넷닷컴'' 은 현재 개발된 스마트봇만 20여개 부문에 5백여종이 넘을 것으로 추산했다.

인터넷 초기에는 가장 싼 상품을 골라주는 비교쇼핑 로봇이 인기였으나 지금은 전자상거래는 물론 게임.뉴스.소프트웨어.채팅.e-메일 등으로 영역이 급속도로 확산되는 추세다.

특히 무선통신표준인 웹(WAP) 기술이 보편화하면서 무선단말기를 통한 스마트봇 이용자가 늘고 있어 앞으로 인터넷에서 인공지능전사들의 대리전이 치열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 문제점은 없나

스마트봇 정보검색 및 분석능력이 급속도로 향상되면서 정보유출을 꺼리는 웹사이트들과 마찰이 자주 빚어지고 있다. 온라인 경매업체인 e-베이는 지난해 12월 자사 사이트를 휘젓고 다니며 경매정보를 빼내가는 봇을 운영한 ''비더스 에지'' 사를 불공정 상행위로 고발하는 한편 이같은 봇들의 사이트 접근을 봉쇄했다.

그러자 비더스사는 오히려 e-베이의 행위가 불공정 행위에 해당한다며 맞제소, 미 법무부가 실태조사를 벌이고 있다.

개인정보 유출도 심각한 문제점으로 제기된다. 온라인 음식점 예약업체인 ''이푸드닷컴'' 은 이달초 고객들의 취향 분석을 위해 봇을 이용하겠다고 선언, 고객 신상정보의 유출의 우려를 높였다.

인터넷 전문가들은 봇의 성능이 급속히 향상되면서 개인정보 보호를 위한 제도적 장치가 강화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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