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건 받은 후 결제하는 '후불제 쇼핑' 붐

중앙일보

입력

고객이 물건을 받아본 후 돈을 내는 후불제 인터넷쇼핑몰들이 잇따라 생겨나고 있다.

업계의 경쟁이 격화되면서 서비스 차별화를 위해 오프라인식 결제방식을 도입하는 곳이 등장한 것이다.

고객으로선 물건을 받아본 후 결제함으로써 돈을 떼일 염려가 전혀 없고, 물건이 마음에 안들면 수령을 거절하면 그만이다.

하지만 쇼핑몰 입장에선 물건을 받은 고객이 제때에 대금을 지불하지 않을 경우 금융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심지어 장난 주문으로 헛고생을 하는 경우까지 있어 후불제를 도입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이 때문에 현재 후불제를 도입한 쇼핑몰은 아직 손으로 꼽을 정도에 불과하다.

상대적으로 결제금액이 적고, 고객이 주문하면 곧바로 배달해 줄 수 있는 슈퍼마켓 품목들을 취급하는 쇼핑몰들이 후불제 도입에 적극적인 편이다.

농.수.축산물을 전문으로 취급하는 마이그로서리(http://www.mygrocery.co.kr)는 지난해 10월 사이트를 열면서 후불제를 도입했다.

이 쇼핑몰은 서울 및 경기도 주요 도시(분당.용인.일산.고양.성남.안양.평촌.의왕.군포.과천.광명 등)를 대상으로 영업 중이다.

오전 7시 이전에 주문하면 당일에, 그 이후에 주문하면 다음날에 배달해 준다. 3만원어치 이상을 주문하면 무료로 배달한다. 3만원 미만이면 3천원의 배달료를 내야 한다.

최근에는 휴대용 카드결제 단말기를 도입해 모든 종류의 신용카드 결제가 가능해졌다. 카드로 결제해도 수수료는 받지 않는다.

이 회사의 이종준 사장은 "전자상거래를 활성화하는 데 필요한 고객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한 방안으로 후불제를 도입했다" 며 "현재 19만명의 회원을 확보해 하루 평균 1백~1백20건의 주문을 소화하고 있다" 고 말했다.

지난달 문을 연 위아마트(http://www.weamart.co.kr)는 경기도 분당 지역 고객을 대상으로 식품.생활용품을 주로 파는 쇼핑몰이다.

이 쇼핑몰은 고객이 물건을 주문하면 슈퍼마켓 3곳을 비롯, 쌀집.정육점.제과점.가전대리점 등 10곳의 가맹점 중 해당품목을 취급하는 곳에 연락해 물건을 배달해주고 대금을 받는다.

신용카드는 아직 결제시스템을 갖추지 못해 취급하지 않고 현금만 받는다.

식품.잡화는 주문 후 한시간, 문구.화장품.음반.서적은 세시간,가전제품은 24시간 이내에 배달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1만원어치 이상을 주문하면 무료로 배달해준다.

지난 2월 말 출범한 슈퍼마켓 전문몰 어머니(http://www.a-money.co.kr)는 수원.안양.의왕시 고객을 대상으로 영업 중인데, 역시 후불제다.

가전제품 쇼핑몰로는 올해 1월 문을 연 아울렛 홈쇼핑(http://www.oulet.co.kr)이 후불제를 실시하고 있다.

전국을 대상으로 주문 후 다음날 배달을 원칙으로 하고 있으며 택배료는 무료다.

이 회사 문옥순 팀장은 "하루 평균 30~40건의 주문을 받고 있다" 며 "구입 고객 중 90% 이상이 현금 결제를 하고 있다" 고 말했다.

아직 휴대용 카드결제 시스템을 갖추지 못해 카드 결제를 원하는 고객에게는 카드 전표를 끊어 우편으로 발송해 사인하도록 하는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카드로 결제할 경우 3%의 수수료를 받고 있다.

종합쇼핑몰로선 알짜마트(http://www.alzzamart.co.kr)가 지난해 11월 영업을 시작하면서 후불제를 도입했다.

오픈 당시부터 모든 카드를 취급하고 있으며 카드수수료는 받지 않는다.

강원도와 제주도를 제외한 전국을 대상으로 영업 중이다. 청과물과 생활용품 등 1천4백여 품목은 주문 후 다음날 배달하고, 다른 품목은 주문 후 4일 이내에 배달해 준다.

구매액과 상관없이 배달해주지만 2만5천원 미만이면 배달수수료 5백원을 받는다.

한편 가전제품 전문몰로 지난 8월부터 후불제를 실시해왔던 샵엔세이브(http://www.bigbear.co.kr)는 최근 선불제로 전환했다.

샵엔세이브 관계자는 "물건을 받은 고객이 제때에 입금을 하지 않는 사례가 많아 어쩔 수 없이 선불제로 바꾸게 됐다" 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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