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 네트워킹 업체 끌어안기 나선 시스코

중앙일보

입력

기업인수에 열을 올리고 있는 시스코(Cisco systems)가 지난 주말에도 스웨덴의 광 네트워킹 기업인 퀘이튼 시스템(Qeyton Systems)을 인수하기 위해 8억 달러 이상을 쏟아 부었다. 업계에서는 “시스코가 지금 발행하는 수표는 내일이라도 부도날 수 있다”며 비아냥거리고 있지만 시스코는 끊임없이 자금을 풀고 있는 것이다.

금융 전문 출판업체인 배론(Barron)은 시스코 주가에 대해 “언제든 무너져 내릴 수 있는 카드 패에 불과하다”고 혹평했으며, 배론의 기사가 보도되고 나서 시스코의 주식은 10달러 가량 하락했다.

엄청난 규모의 자금을 사용하고 있지만, 시스코의 시장 자본은 4,180억 달러라는 놀라운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또한 주식의 PER(price/earnings ratio) 수치 역시 167이라는 경이로운 수준이다. 이 때문에 시스코 주식은 이미 황금주가 돼버렸다. 매출은 지속적으로 크게 증가하고 있으며, 이런 실적에 힘입어 시스코의 눈부신 수치들도 유지되고 있다. 올해 3분기 수익은 지난해 3분기와 대비해 55% 성장해 49억 2,000만 달러에 달했다. 시스코의 CEO 존 챔버스는 “기존 사업체가 인터넷 사업을 시도하면서 시스코의 전문 기술력을 필요로 하고 있다”고 매출증가 원인을 분석했다.

시스코는 자사의 협력업체에 제공할 광 네트워킹 제품군의 포트폴리오를 개발중이다. 노텔 네트워크(Nortel Networks)는 광 네트워킹 분야에서 인정받고 있지만, 시스코는 이 분야의 그 어떤 업체도 경쟁자로 생각지 않는다.

시스코는 현재 노텔의 솔루션 제공업체와 접촉중이다. 노텔의 솔루션 제공업체 관계자는 “광 네트워킹 사업은 9회가 열리는 야구경기 중 겨우 1회에 들어선 셈이다. 나는 시스코가 꾸준히 노력할 것으로 본다. 그 때문에 그들과 대화하면서 그들의 인수 전략을 자세히 지켜보고 있다”고 밝혔다.

일례로 시스코는 지난 주 퀘이튼 시스템을 인수함으로써 MDWDM(Metropolitan Dense Wave Division Multiplexing) 기술을 갖췄다. MDWDM은 전화와 인터넷, 비디오 트래픽을 모두 전송하는 광섬유 네트워크의 성능을 증가시키기 위해 복합색 광선을 사용한다.

시스코는 퀘이튼의 기술을 자사의 광 네트워킹 솔루션즈 15000(Optical Networking Solutions 15000) 제품군에 통합시킬 계획이다. 퀘이튼 시스템은 지난 1998년 설립됐으며, 직원 수는 모두 52명이다. 올해까지 시스코는 기업 인수를 위해 90억 달러 이상을 쏟아 부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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