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김응용 올림픽대표 감독 인터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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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의 프로출신 올림픽 대표 감독이 된 김응용(60) 해태 타이거스 감독은 예상대로 담담한 표정이었다.

몇 차례 고사 끝에 어렵사리 한국야구위원회(KBO)와 대한야구협회의 제의를 수락한 김 감독은 "뒤늦게 대표 감독직을 맡으려니 부담감이 앞선다"고 말했으나 "최선을 다하면 좋은 성적이 나올 것이다"고 특유의 어눌한 말투로 말했다.

다음은 김응용 감독과의 일문 일답.

-20년만에 국가대표 감독을 맡게 된 소감은

▶30대에 국가대표 감독을 할 때와는 기분이 많이 다르다. 당시에는 젊다는 것만으로도 자신이 있었는데 지금은 잘 해 낼까 두렵다. 맡은 이상 최선을 다하면 좋은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본다.

-당초 감독직을 고사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20일쯤 전에 사무총장으로부터 제의받았지만 팀 성적이 하위로 처진 상황에서 맡을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사회에서 나를 추대했고 해태 구단주도 양해를 했다니 야구계의 일원으로서 뜻을 따르기로 했다.

-선수 선발에 대해서 복안이 있는가

▶아직 구체적으로 생각해 보지 않았다. 선발위원회가 구성되면 잘 의논해서 최고의 선수를 뽑도록 노력하겠다.

-코칭스태프 선임은 어떻게 할 것인가

▶그 것 역시 생각해 보지 않았다. 다만 일본에서 활동했던 선동열은 일본 야구를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코치든, 인스트럭터든 필요할 것으로 생각한다.

-올림픽 기간중 국내 프로야구 중단여부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는가

▶개인적인 생각을 말하자면 시즌을 계속해야 한다고 본다. 다만 그 기간 소속팀을 떠나 있는 것이 미안할 따름이다.

-올림픽에서 달성 목표는 무엇인가

▶포스트시즌과 마찬가지로 올림픽 같은 단기전에서는 반드시 강한 팀이 이기라는 법은 없다. 운만 따라준다면 기대이상의 성과를 올릴 수 도 있다.

-대표팀 훈련기간을 놓고 프로와 아마측의 의견이 갈리는 데 감독으로서의 판단은

▶훈련기간은 최소 1주일 이상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프로야구의 사정이 여의치 않으면 어쩔 수 없지 않겠는가

-올림픽에서 만약 저조한 성적을 낼 경우 그동안 쌓아 온 명성에 먹칠을 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해보지 않았는가

▶잘 아시다시피 야구는 감독이 아닌 선수가 하는 것이다. 그런데도 잘못되면 비난을 받을 수 도 있다. 욕을 먹어도 젊은 감독보다는 늙은 내가 낫다고 판단해 감독직을 맡게 됐다. (서울=연합뉴스) 천병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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