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투자자가 갖춰야 할 투자자세와 매매 전략

중앙일보

입력

금년 한해도 어느새 상반기 결산을 한달여 앞두고 있다. 침체된 장탓에 예전 보다는 덜 하지만 가족끼리 모이건 직장인끼리 야외에 나가건 끊임없이 회자되는 얘기거리가 아직도 주식인 듯하다.

작년 말 새천년을 앞두고 국내외 주식시장이 인터넷과 전자상거래 등 정보통신과 생명공학관련 미래산업 위주로 뜨겁게 달아오를 때다. 어느 강좌에 나갔을 때 만난 한 주부는 계모임이든 동창회든 열이 모이면 일곱 내지 여덟은 주식 얘기로 꽃을 피우기 때문에 주식을 모르는 자기로서는 소외감이 느껴져 주식에 손대게 되었다고 말했다.직장인들은 물론 대학생까지 모이면 주식 이야기로 열을 올리는 것을 보면 이제 주식투자에 대한 관심은 분명 모든 국민의 관심사가 된 것 같다.

정부의 저금리정책과 경기회복을 바탕으로 주식투자 '붐'이 일어난지도 이제 1년 반이 지났다. 예년의 경우 주가가 지금처럼 단기간에 1백~2백 포인트씩 떨어졌다면 아마도 아우성을 쳤을 텐데 지금의 분위기는 자못 차분해 보인다. 종목별로는 60~70% 하락한 종목이 수두룩한데도 말이다.

투자자들의 수준이 그만큼 높아진 탓일까? 아니면 과거처럼 돈을 빌려서 투자하는 신용투자가 사라진 탓일까? 손해본 투자자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예나 지금이나 정작 주식에 대한 투자방법과 연구에 관해서는 무지한 사람이 의외로 많다. 주변사람들이 떼돈을 벌었다는 얘기만 들릴뿐 원금을 까먹을 수도 있다는 경고는 자기와는 무관한 일이라고 여기는 것 같다.

증권투자는 대중화 바람을 타고 재테크수단으로 인기를 누려왔지만 금년 들어서는 양상이 많이 달라졌다. 막연히 주식투자에 손댄 개인들이라 하더라도 이제는 투자의 질을 한차원 높일 필요가 있다. 체계적인 학습과정을 거치고 그간의 좋고 나빴던 투자경험을 되새기며 다시는 후회스런 투자를 반복하지 않도록 스스로 노력해야 할 것이다.

개미들이여 희망을 가져라 !

대우채 환매이후 수급불균형의 문제를 안고 있는 주식시장이 해외증시 불안과 투신사 구조조정 악재로 지난달 말 한때 700선 아래로 떨어지기도 했다. 최근 종합주가지수가 최저점(4월27일 장중 688포인트)에서 5월8일 최고점(장중 778포인트)까지 약 90포인트(13%)가 올랐다. 물론 종가기준으로는 12%쯤 상승한 것이다. 코스닥지수도 158포인트(종가기준)에서 173포인트대까지 9.5% 상승했으며, 벤처기업지수는 398포인트에서 464포인트로 16.5%가 올랐다.

그러면 이번 반등에서 자신은 어느 정도의 수익을 올렸는가? 투자자들이 느끼는 체감수익률은 항상 지수상승률을 따라가기가 힘들어 보인다.

우리나라 증권시장은 대체로 경기 순환싸이클에 따라 몇 년을 주기로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는데 그때마다 수많은 신규투자자가 증권시장에 새로 뛰어들고 있다. 증권관련 책들도 많이 출간되고 언론매체의 주요 뉴스가 되기도 한다. 그러나 개인투자자들은 증권시장의 변화무쌍함에 적응하지 못해 투자초기에 애를 먹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에 필자는 이 글을 통해 개인투자자들이 주식 투자시 익혀야 할 기본적인 투자방법과 종목선택 요령에 대해서 살펴보고 자신이 어떤 면을 등한시 했는지, 무엇이 실패의 원인인지 파악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사실 개인투자자들은 정보수집과 기업분석이 쉽지 않아 기관투자가보다 불리하다고 하는데 사정이 꼭 그렇지만도 않다. 언제든지 자신의 의지대로 주식을 매매할 수 있어 이점만 놓고 본다면 사고 싶어도 못사고 팔고 싶어도 못팔 때가 있는 기관투자가들보다 훨씬 유리하다. 그래서 소액 개인투자자의 경우 일정 수준에만 도달하면 '몸이 무거운' 기관투자가들에 비해 고수익을 올릴 수도 있고 위험을 쉽게 피해갈 수도 있다.

개인투자자들의 공통된 투자습관 세가지

대다수의 개인투자가들의 투자습관을 보면 다음과 같은 공통점을 발견하게 된다.

첫째. 계좌에 현금을 남기지 않는다.
즉 , 호황이든 불황이든 전액을 쏟아붓는 전력투구형이라서 예상을 빗나가면 어쩔 줄 모르고 고민하다 물려 버린다. 본의 아니게 장기투자자가 돼 마냥 기다리다 좋은 시기를 다 놓쳐버리기 일쑤다. 그러므로 주식은 신뢰도가 높지 않다면 나누어 사고 나누어 파는 분할매수·분할매도 전략을 펼치는 것이 투자위험을 줄이기 위해서는 필수적이다.

둘째, 손절매(손해보고 팔아 버리는 것)에 대해 무척이나 인색하다.
아무래도 일반투자자들은 은행예금에 익숙한 터라 손해를 본다는 것에 대해 두려움을 갖게 되지만 증권투자에 성공하려면 꼭 넘어야 할 중요한 관문이다. 작은 이익에 즐거워할 필요 없고 작은 손실에 실망할 필요도 없다. 시세흐름에 순응하는 유연하고 열린 마음자세가 필요하다. 긴 시간을 두고 보았을 때 주식은 큰 기회를 잡기 위한 탐색전이 대부분이다.

셋째는 가장 중요한 내용이라고 생각되는데 자신의 판단으로 투자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바꾸어 말하면 시장상황이나 종목에 대해 연구하려 하지 않는다는 얘기다. 그러다보니 인기추천 종목이나 주위의 사람들이 좋다고 하는 종목을 거의 맹신하면서 기다리기만 한다. 시장이나 종목이 좋든 나쁘든 누가 추천했건 간에 정말로 그런지 아닌지를 따져보고 챙겨보는 매매의 주체의식이 있어야 하는데 자기 돈을 갖고 투자하는데도 자신의 판단은 없고 거의 남의 말만 믿고 따라하기만 하는
정보의존형 투자자가 너무도 많다. 만약 이 조언자가 실수하면 꼬이고 또 꼬여서 끝내 사람과 주식이 원수가 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러한 투자의 맹점을 극복하기 위해 몇가지 상식이 꼭 필요하다.사실 개인투자자가 전업투자자가 아닌 이상 시간이 많이 부족할 것이다. 주식에 신경쓸 시간적·물리적 제약이 있게 마련인데 만약 그러하다면 솔직히 주식을 하지 말라고 권하고 싶다. 자신이 세세히 신경쓸 시간이 없다면 조정시기에는 투자하지 말고 일년에 한두번씩 나타나는 큰 흐름만 주시하는 편이 나을 것이다.

일반적으로 종목을 선택하기전 점검해야할 사항은 주가에 당장 반영되든 안되든 간에 '기업 내재가치'라고 하는 기본적 체크포인트를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최근 영업실적이나 예상실적,업황,업력, 자본금의 규모, 액면분할, 유무상증자, 주식관련 사채 발행등 근시일의 종목관련 뉴스나 공시를 꼭 체크해보아야 한다. 인터넷을 통해 얼마든지 다 구할 수 있는 공개된 정보들이므로 최소한 이정도 만이라도 알고 투자하라는 말이다. 위와 같은 사항을 개인이 다 분석할 필요는 없지만 최소한 남이 만든 자료정도는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EPS(주당순이익)의 개념조차 모르는 그야말로 '묻지마형 투자자'가 의외로 많은데 그래가지고서야 험난한 주식시장을 어찌 헤쳐 나갈수 있겠는가.

마지막으로 위와 같은 기본적 분석 외에 최소한의 기술적분석 능력을 갖춰야 한다. 가끔 기술적 분석의 무용론을 제기하는 사람도 있는데 많은 오류가 따르기는 하지만 다우이론이 탄생한지 1백년이나 된 지금도 없어지지 않는 것을 보면 그만큼 투자자들이 필요로하기 때문일 것이다.

기초적 기술적 분석-이것만은 알아두자

개인투자자가 필수적으로 알고 있어야 할 기초적인 기술적 분석관련 사항은 다음과 같다.

첫째, 상승추세인지 하락추세인지 전환국면인지 하는 판단이 선행되어야 하고 각 국면에 맞는 투자전략을 수립, 실천해야 한다.

둘째, 단기 거래량-골든크로스(5일-20일)발생은 매수타이밍의 필수요건.

셋째, 정배열국면과 역배열 국면의 주가 양태는 전적으로 다르다. 따라서 상승국면과 하락국면으로 나누어 봤을 때 투자규모나 배팅정도는 스스로 가감할 수 있을 정도의 감각이 있어야 한다.

넷째, 저가권과 고가권에서 나타나는 거래량 및 주가이동평균의 행태는 다르다. 즉 저가권에서의 골든크로스와 데드크로스는 위험이 적은 반면 탄력이 약하고 고가권에서 나타나는 골든크로스는 함정이 많으며 데드크로스는 폭락의 위험이 수반된다.

마지막으로 반드시 휴식기간을 가지라는 것이다. 잔고상에 나타나는 투자수익은 현금화를 통해 실현될 때만 유효하다. 주식은 가변상품이다. 적든 크든 이익은 실현돼야 '내돈'이 된다. 또 아무리 기업분석을 잘해도 시장전망이 불투명하면 투자성과가 좋지 않을 수 있다. 예상대로 주식이 움직여 주지 않을 때, 매수 후 일주일이 지나도 신통치 않을 때는 무언가 종목이나 타이밍이 좋지 않다는 증거이므로 현금화하고 시장흐름의 윤곽이 잡힐 때까지 관찰하고 한발 물러서 쉬는 것이 꼭 필요하다.

한양증권 투자분석팀=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