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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B] 작년 20승 투수들의 현재 성적

중앙일보

입력

작년에 400여명의 메이저리그 투수들 가운데 20승 이상을 기록한 투수는 페드로 마르티네즈(29), 마이크 햄튼(28), 호세 리마(28), 이렇게 세명 뿐이다.

그들 중 작년에 같은 팀인 휴스턴 애스트로스에서 같이 뛴 햄튼과 리마의 20승 달성에 대해서는 모두들 뜻밖이라는 반응을 보인 것이 사실이다.

물론 두 선수 다 15승 이상을 거둘 수 있는 에이스급이라는 데에는 이견을 두지 않았지만, 20승을 거둘 정도의 실력까지 다다르기에는 아직 좀 더 두고봐야 한다는 것이 대부분의 전문가들의 반응이었다.

많은 전문가들은 올해 이 두 선수가 절대로 20승을 거두지 못할 것이라는 '용감한' 전망을 하기도 했다.

그런데 시즌이 시작한지 한달이 지난 지금, 이 '용감한' 전망은 '탁월한' 전망으로 바뀌었다.

올 시즌에 에이스 영입을 위해 뉴욕 메츠가 로저 세데뇨(26), 옥타비오 도텔(25) 등의 특급 유망주를 내주며 트레이드해온 햄튼은 매우 참담한 지경에 이르렀다.

시즌 개막전부터 생기기 시작한 컨트롤 난조가 도무지 잡힐 기미를 보이지 않는 것. 아직 위기 상황에서의 병살타 유도 같은 탁월한 위기관리 능력은 간간히 보여주고 있으나, 중요 상황에서의 볼넷 남발은 전혀 해결되지 않고 있다.

지금까지 7경기에 등판 2승4패 방어율 6.52의 성적보다도, 38.2이닝에서 36개의 볼넷을 내준 것이 더욱 마음에 걸리는 것은 바로 이때문이다.

36개의 볼넷은 26개를 기록한 2위 박찬호(LA 다저스)를 여유있게 제치고 1위를 차지할 정도의 많은 수치이다.

호세 리마의 경우는 더욱더 참담하다. 홈구장이 홈런이 많이 나오는 엔런 필드로 옮긴 것도 이유라고는 할 수 있겠지만, 해도 너무할 정도이다.

8일(한국시간) 다저스 전에서의 등판을 포함해 7경기 등판 1승5패 방어율 9.53, 게다가 상대팀 투수에게도 홈런을 맞는 등 39.2이닝 동안 16개의 홈런을 맞았다. 그의 피홈런 갯수는 타의 추종을 불허할 수준.

원래 홈런을 많이 맞는 스타일이긴 하지만, 올해의 경우 자신의 주체하지 못하는 불같은 성격때문에 거의 모든 게임을 망치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이들이 이런 모습을 제 실력이라고 보지는 않는다. 누가 뭐래도 이들은 아무나 할 수 없는 20승을 거둔 메이저리그 정상급 투수들이며, 아직 젊고 성장해 나가는 투수들이기 때문이다.

언제쯤 다시 햄튼과 리마가 자신의 모습을 되찾아 에이스로서의 위용을 갖출지 지켜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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