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 카불 미 대사관 공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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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14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 주재 미국대사관과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군 본부가 탈레반의 공격을 받았다. 나토군과 아프간 정부군은 이에 맞서 교전을 벌여 탈레반 대원 6명을 사살했다. 사진은 나토군이 부상당한 동료를 옮기고 있는 모습. [카불 로이터=뉴시스]


아프가니스탄의 수도 카불에 있는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군 본부와 미국대사관 등을 겨냥한 탈레반의 공격으로 27명이 숨졌다고 AFP통신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아프간 내무부의 세디크 세디키 대변인은 “약 20시간에 걸친 교전 끝에 아프간 군경이 이번 테러 공격에 나섰던 6명의 탈레반 조직원을 모두 사살했다”고 밝혔다. 미 대사관은 "이번 공격은 파키스탄에 거점을 둔 무장단체 하카니의 소행”이라고 밝혔다.

 9·11테러 10주년 이틀 뒤인 13일 감행된 이번 공격은 서방에 탈레반의 존재를 각인시키고 아프간 정부의 치안권 회수계획을 저지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문가들은 말 했다. 2001년 아프간전 개전 이래 카불에서 벌어진 테러 중 최장시간 지속됐다.

 희생자는 어린이 3명을 포함해 민간인·현지 경찰 등 최소 27명이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탈레반 조직원들은 이날 나토의 아프간 주둔 국제안보지원군(ISAF) 본부와 각국 외교공관이 밀집한 카불의 와지르 아크바르 칸 지역의 한 고층빌딩 신축 공사장에서 공격을 개시했다. 소총 등으로 무장한 이들은 인근 ISAF 본부와 미국대사관 등에 로켓포를 발사하고 출동한 나토군 및 아프간 군경과 장시간 대치했다. 이 와중에 다른 탈레반 조직원들은 카불 시내 곳곳에서 자살폭탄테러를 벌이기도 했다 .

 탈레반의 자비훌라 무자히드 대변인은 “이번 공격이 아프간 정보 당국과 행정관청, 미국대사관, ISAF 본부 등을 목표로 한 것이라며 폭탄조끼와 소총으로 무장한 탈레반 조직원들이 공격에 나섰다”고 주장했다. 카불에서는 지난달에도 영국문화원과 유엔 사무소 주변에서 탈레반의 연쇄 자살폭탄테러가 발생해 9명이 숨졌다.

이승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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