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짜장면 원가 분석해보니…

미주중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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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짜장면도 표준어로 인정됐다. 이전에는 자장면이라고 표기, 발음했어야 했는데 이제는 당당히 '짜장면'이라는 제 이름값을 하게 됐다. '검은 비빔면' 짜장면은 달콤하고 고소한 맛이 조화를 이룬 중독성 때문에 한국인의 유전자에는 '짜장 DNA'가 대대로 이어지고 있다. 게다가 입학.졸업식 새 집 이사 등 기쁜 날에는 어김없이 짜장면을 먹던 추억은 부지불식간에 '짜장면=즐거움'이라는 인식을 심었다. 한국인에게 '음식 이상의 무언가'인 짜장면의 원가를 알아본다.

짜장면은 그 빛이 바래기는 했지만 여전히 외식 메뉴의 상위권을 차지한다.

싸고 맛있기 때문에 사실상 '국민 메뉴'에 가깝다. 그래서 손해를 보기도 한다. 소비자 물가상승을 주도한다는 이유로 지하철 버스 요금과 함께 예의 주시하는 물가지수 항목이다. 즉 정부의 가격 통제를 받는다.

현재 한국에서 짜장면 한 그릇은 3500~4500원(3달러25센트~4달러20센트) 정도. 미국은 5달러99센트에서 7달러99센트까지다.

LA한인타운의 짜장면 원가를 따져보자. 우선 면을 만드는 밀가루와 짜장을 만드는 춘장 그리고 부수 재료인 양파.야채.돼지고기 같은 기본적인 식재료비 총액은 판매가의 30%다.

짜장면은 중력분 밀가루를 사용한다. 18kg(한 부대)에 25달러 정도다. 짜장면 1인분을 만드는 데는 300g이 들어간다. 따라서 한 부대 밀가루로 60인분을 만들 수 있다. 결국 1인당 밀가루 값만 42센트꼴이다.

짜장은 춘장을 식용유에 튀겨서 만드는데 춘장 18kg(한 통)은 132달러. 1인분에 얹어놓는 춘장은 보통 30g으로 1인분 춘장 값은 22센트꼴. 그리고 춘장에 들어가는 추가 재료(양파.돼지고기.양배추 등) 비용이 1달러20센트~1달러80센트(짜장 소스)꼴이다.

결론적으로 이 짜장 소스 가격에 밀가루(42센트)+춘장(22센트)를 합하면 짜장면 1인분은 1달러80센트~2달러40센트가 된다.

식재료비 이외에는 주방 및 홀(서브) 인건비가 30% 가게 렌트비 10% 각종 보험료와 유틸리티가 10%를 차지한다. 업주의 순이익은 15~20%로 구성돼 있다.

한국의 경우 세금을 포함한 인건비 비중이 낮고 종업원 상해보험 같은 보험료가 적어서 짜장면 3500~4500원 짬뽕 4000~5000원을 맞출 수 있다.

음식 재료는 미국이 한국보다 더 싸다고 알려져 있지만 인건비가 높은 탓에 미국 짜장면이 비쌀 수 밖에 없다고 업주는 입을 모은다. 특히 미국의 경우는 주방장의 인건비가 큰 부담이다.

타운의 중식당 오너인 A씨는 "주방장에게는 짜장면을 뽑나 요리를 만드나 같은 인건비를 줄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요근래 별다른 경험없이 중식당을 연 B씨는 치밀한 원가 계산 없이 한 그릇당 4달러50센트에 저가 음식을 내놨다가 낭패를 봤다. 그릇당 식재료비가 무려 56%를 육박했기 때문에 원가를 낮추려 주인이 직접 주방장 역할까지 맡으며 생고생을 했지만 이익은 거의 없었다.

짜장면의 그릇당 이윤은 1달러20센트에서 1달러60센트다.

산술적으로 하루에 300그릇은 팔아야 한 달에 1만달러~1만4400달러의 업주 수입이 된다.

하지만 현실세계에서는 하루 300그릇을 팔려면 최대 4명씩 잡아도 최소 75팀이 매일 들어와야 한다. 쉽지 않다. 그래서 중식당은 짜장면(짬뽕)보다는 이윤이 상대적으로 더 나오는 요리와 주류를 팔아야 한다. 업주 입장에서 짜장면(짬뽕)은 일종의 '미끼 메뉴'다. 중식당 갈때 누구나 '짜장면 먹으러 가자'고 하지 않나.

여기서 잠깐! 짬뽕 원가의 경우 식재료비에서 1달러 정도의 차이를 보이는데 춘장 대신 오징어 같은 해물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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