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군인 주식인 '말린 쌀밥'의 정체는?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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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군인들은 비상식량으로 말린 쌀밥에 물을 부어 먹는다. 백미 밥을 말린 것인데, 1회용으로 포장돼 있다고 한다. 하지만 한국 군인들이 먹는 비상식량과는 질적으로 다르다. 우리 군의 비상식량은 음식점의 것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맛과 영양이 풍부하지만 북한군의 비상식량은 먹기에 거북할 정도라고 한다. 심지어 찌개를 별도로 준비해야 먹을 정도라고 한다. 말 그대로 배만 채우는 구색용 비상식량인 셈이다.

이 때문에 한국이 인도적 차원에서 북한에 지원하는 영유아용 영양식이 북한군의 비상식량으로 전용될 위험이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이 영양식도 물만 부으면 조리가 된다.

대북전문매체인 자유북한방송에 따르면 북한 군인들은 해마다 2회에 걸쳐 진행하는 동·하기 훈련이나 행군을 할 때, 또 만약의 경우를 대비한 전략예비물자로 말린 쌀밥을 마련한다.

훈련을 하기 전 군인들에게 공급되는 말린 쌀밥은 200g 정도씩 포장돼 있다. 우리나라의 일회용 쌀밥 제품과 비슷한 양이다. 위급한 상황에서 금방 이용할 수 있게 휴대가 간편하게 포장돼 있다.

말린 쌀밥은 일반 훈련용와 전시용이 구분되는데, 이동훈련이나 행군 시에는 1회 200g씩 포장된 쌀밥이 공급되지만, 전쟁을 대비해 준비된 말린 쌀밥은 그보다 양이 더 많은 300g이 포장돼 있다.

'쌀밥'이라고는 해도 씹어 넘기는 식감이 좋지 않아 툴툴대는 군인이 많다고 한다. 북한군에서 참모장교로 근무했던 한 탈북자는 "말린 쌀밥은 물에 불리면 푸석푸석하다"며 "말린 쌀밥은 같이 먹을 찌개를 따로 준비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어 군인들로부터 '주먹밥보다 못하다'는 불평이 나온다"고 전했다.

이 때문에 북한 탈북자들은 "한국이 북한에 보내는 영유아용 영양식(140만개)이 북한군의 비상식량으로 전용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한국이 지원하는 영유아용 영양식은 백미 84%와 혼합탈지분유 2%, 대용분유 4.9%, 백설탕 6.8%, 식염 1% 이상 등이 포함돼 영양식으로 손색이 없다. 조리법도 간편해서 물만 부으면 된다.

김진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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