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자 기증 했더니 … 얼굴 모르는 자식이 150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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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미국에서 1명의 남성이 기증한 정자로 150명의 생물학적 형제자매가 태어난 사실이 확인됐다. 일부 정자은행이 아무런 규제 없이 정자를 무제한으로 판매하면서 이 같은 일이 벌어져 새로운 사회 문제가 되고 있다고 뉴욕 타임스(NYT)가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워싱턴 지역에 거주하는 신시아 데일리(48·여)는 아이를 갖기 위해 7년 전 정자 기증을 받았다. 이렇게 낳은 아들에게 혹시 형제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데일리는 ‘인공수정 형제자매 찾기 센터’ 인터넷 사이트에 접속했다. 그는 같은 정자 기증자를 통해 아이를 낳은 다른 가족과 함께 온라인 채팅 그룹을 만들고 휴가도 함께 보내는 등 화목한 생활을 해왔다. 하지만 해가 거듭할수록 늘어나는 형제자매 숫자에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지금까지 150명이나 확인됐다. 이와 비슷한 사례가 많아지면서 이 아이들의 부모와 정자 기증자, 의료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그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희귀 유전병이 더욱 넓게 퍼지거나 한 아버지의 정자에서 태어난 남매들이 자신들도 모르는 사이에 근친 상간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민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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