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한나라엔 ‘악성코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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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최고위원회의가 5일 국회에서 열렸다. 나경원 최고위원과 이주영 정책위의장, 남경필 최고위원(오른쪽부터) 등 참석자들이 회의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5일 아침 중앙일보의 서울시장 후보 여론조사(안철수 50% 대 나경원 22% 등)를 본 한나라당 의원들은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서울시장 출마가 야권분열을 촉발해 한나라당에 어부지리(漁夫之利)를 안겨줄 것으로 기대했으나 뚜껑을 열어 보니 기존 구도를 완전히 무너트리는 ‘쓰나미’였던 탓이다.

 당 최고위에서의 화제도 단연 ‘안철수’였다. 홍준표 대표는 “언론에 보도된 안철수 바람을 보면서 기성 정치권에 대한 서울시민들의 불만이 얼마나 큰지 새삼 절감했다”고 토로했다. 여론조사에서 안 원장에게 더블 스코어로 뒤진 나경원 최고위원은 “안철수 현상을 구태를 벗어던지고 변화하라는 국민의 명령으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승민·원희룡·남경필 최고위원도 안 원장과 관련한 언급을 하자 홍 대표가 “너무 안철수 얘기만 한다”며 화제 전환을 요청했을 정도다.

 한 초선 의원은 “아무리 정치가 욕을 먹어도 무소속 한 명에게 거대 정당들이 다 나가떨어질 줄은 몰랐다. 자괴감이 들 정도”라고 한숨을 쉬었다. 정두언 여의도연구소장은 “이명박 대통령이 제2의 6·29 선언을 하는 심정으로 국정 기조를 대전환하지 않으면 서울시장 보선은 물론 내년 총선도 전망이 어둡다”고 말했다. 그러나 안 원장이 한나라당과 이명박 정부를 강하게 비판하면서 ‘정파성’을 드러내자 지지율의 거품이 빠질 것이라고 보는 견해도 나왔다. 당 관계자는 “안 원장이 한나라당을 역사의 물결을 거스르는 집권세력이라고 비난한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여태껏 그런 정치적 견해를 숨기면서 대외 활동을 해왔단 얘기냐”며 “안 원장이 ‘반(反)한나라당’ 노선을 분명히 한 이상 한나라당 지지층 상당수가 안 원장 지지를 철회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안철수 변수’의 등장으로 한나라당 후보 선정 작업은 더욱 복잡해졌다. 홍 대표는 이날 재보선기획단회의를 소집하고 시장 후보 선정 시 ‘경선’과 ‘전략 공천’의 양쪽 가능성을 다 열어놓기로 했다. 경선으로 간다면 나 최고위원이 유력하지만 여론 추이를 봐가며 외부인사 영입 여지도 남겨놓겠다는 것이다.

김정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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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現] 서울대학교 융합과학기술대학원 원장

196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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