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주가 반독점법 위반소송으로 넉달새 45% 급락

중앙일보

입력

지난해 연말 세계 최대 소프트웨어 업체인 마이크로소프트(MS)의 시가총액은 6천2백40억달러로 자타가 공인하는 세계 최고 기업이었다. 4개월 뒤인 지난 24일 MS의 시가총액은 3천4백32억달러로 줄었다. 무려 45%가 연기처럼 사라졌다.

이른바 반독점법 위반 소송이 가져온 결과다. 24일에는 미 정부가 MS를 컴퓨터 운영시스템 윈도 부문과 응용 소프트웨어 부문으로 양분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시정조치를 마련했다는 보도가 흘러나왔다.

미 법무부가 이같은 방침을 25일 백악관에 보고한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이 때문에 MS의 주가는 이날 하루에만 15.5% 급락했다.

이로 인해 모처럼 상승세를 보이는가 했던 나스닥 지수도 4.7%나 하락했다.

당분간은 MS의 주가가 다시 뛰어오를 가능성이 희박해보인다. 호재가 될 만한 게 별로 없기 때문이다. 1분기 매출액이나 수익이 이미 예상치보다 낮게 나왔고, 앞으로의 전망도 밝은 편은 못된다. 미 정부는 오는 28일까지 미 연방법원에 시정조치안을 제출한다.

담당인 토머스 잭슨 판사는 이미 MS에 강력한 시정조치를 내리겠다는 의지를 이미 공표한 상태다.

MS 분할에는 그리 만만치 않은 문제들이 도사리고 있다. 우선 3천4백억달러에 이르는 회사 재산의 분할방법을 둘러싸고 논란이 예상된다.

또 분리된 회사의 경영주체가 모호하다. 1911년에 분할된 스탠더드 오일과 1984년 AT&T의 경우 자회사들이 자연스레 경영권을 인수받았으나 MS는 이같은 자회사가 없는 상태여서 경영 인력까지 분할해야 하는 문제를 안고 있다.

MS라는 이름을 어디서 승계하느냐도 문제거리가 될 수 있다.

연평균 20%씩 성장하고 있는 MS의 인터넷 네트워크 사업을 어느 회사가 차지하느냐를 놓고 시비가 일 가능성도 있다.

네트워크 사업은 운영시스템 및 응용인프라와 연계해야 발전이 보장되는 분야이기 때문이다.

현재 MS는 미 정부의 분할방침에 대해 강경하게 맞설 방침을 분명히 하고 있다.

짐 컬리넌 MS 대변인은 "이번 사건에서 정부의 극단적인 시정조치를 정당화할 만한 근거가 전혀 없다" 며 "끝까지 법적대응을 포기하지 않겠다" 고 말했다.

최형규.김현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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