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 신라면 블랙 넉달 만에 생산 중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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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심이 고가의 프리미엄급 라면으로 올해 초 출시했던 ‘신라면 블랙’(사진)의 생산을 중단하기로 했다. 출시한 지 4개월 만이다. 비싸다는 인식 때문에 찾는 사람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신라면 블랙의 출시 첫달인 4월 매출은 90억원. 이후 계속 줄어 이달엔 20억원에 불과했다. 농심 관계자는 “경기 침체 여파로 프리미엄 라면을 찾는 사람이 줄었고, 밀가루 등 원자재 가격이 상승해 팔수록 손해가 나는 구조가 됐다”고 설명했다.

 출시 초기 신라면 블랙은 개당 1600원의 고가 라면으로 화제를 모았다. 일반 라면(700원대)의 두 배가 넘는 가격이었다. 당시 농심은 신라면 블랙을 선보이며, ‘설렁탕 맛을 살린 건강에 좋은 라면’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하지만 ‘라면은 값싼 서민음식’이라는 인식을 바꾸지는 못했다. 게다가 공정거래위원회가 6월 허위·과장광고 혐의로 신라면 블랙에 과징금을 부과하면서 지나치게 비싸다는 인식이 더 확산됐다. 농심은 이달 초 제품가를 1450원으로 내리는 등 소비자들의 관심을 되돌리려 노력했지만 역부족이었다.

박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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