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회 유치한 한국 보고, 육상 비인기국들 용기 낼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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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박정기(76·사진) 국제육상경기연맹(IAAF) 집행위원은 대구가 세계육상선수권을 유치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 인물이다.

 1991년부터 집행위원으로 IAAF에서 활동한 그는 2005년 ‘육상의 세계화’라는 논리를 앞세워 유치전에 뛰어들었다. ‘인기 국가에만 개최권을 주면 육상의 세계화는 어렵다’는 그의 주장은 IAAF에서 새바람을 일으켰다. 대구는 2007년 케냐 몸바사에서 제13회 세계육상선수권 개최권을 따냈다. 박 집행위원은 대구 세계육상선수권 명예조직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박 위원장을 26일 대구 인터불고호텔에서 만났다.

 -IAAF 집행위원 6선에 성공한 걸 축하드린다(그는 25일 열린 IAAF 총회 집행위원 선거에서 4년 임기의 집행위원에 당선됐다).

 “다행스럽기도 하고 더 책임감을 느낀다. 대구 시민들이 육상대회는 물론 IAAF 총회에 큰 관심을 보여 준 것이 도움이 됐다.”

 -대회 개막을 하루 앞두고 있다. 느낌이 남다를 텐데.

 “대구가 대회를 개최하기에는 부족한 점이 많다는 지적이 있었다. 그런 부족함을 덮고도 남을 노력과 정성을 보여 준 대구시민들에게 감사한다.”

 -대구 세계육상선수권의 의미는.

 “한국만 육상 비인기국이 아니다. 세계대회를 유치한 한국을 보면서 다른 육상 비인기 국가 회장들이 큰 용기를 얻었다고 얘기한다.”

 -대구대회를 재밌게 볼 수 있는 관전법 하나만 알려 달라.

 “일단 출전 선수에 대해 알아야 한다. 경기장에 가기 전 조금만 공부하면 된다. 또 승부를 넘어 인간 한계에 도전하는 선수들의 아름다운 몸놀림을 볼 수 있는 안목이 필요하다.”

 -한국 육상은 아직 가야 할 길이 멀다.

 “육상에서도 박태환이나 김연아가 나오면 좋겠지만 언제까지 기다릴 수는 없다. 장기 계획과 그것을 실천할 수 있는 열정과 정성이 필요하다.”

  대구=김종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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