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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달구벌 드라마를 명품으로 만들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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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2011 세계육상선수권대회’가 드디어 오늘 대구에서 막을 올린다. 전 세계 60억 명의 눈과 귀를 사로잡을 ‘꿈·열정·도전’의 드라마가 다음 달 4일까지 9일 동안 펼쳐진다. 이미 이번 대회는 202개국에서 1945명의 선수단이 참가해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파란색의 ‘몬드 트랙’을 비롯한 최첨단 시설들이 역대 최고의 대회를 예고하고, 육상 불모지나 다름없는 한국에서 대회 입장권 대부분이 매진되는 진기록을 세웠다. 세계 일곱 번째로 올림픽·월드컵·육상선수권대회를 여는 ‘트리플 크라운(Triple Crown)’의 반열에 오르기에 손색이 없다.

 벌써부터 달구벌을 수놓을 명승부들이 가슴을 뛰게 한다. 세계에서 가장 빠른 우사인 볼트(자메이카)는 100m 신기록을 갈아치울 수 있을까. 남자 110m 허들에서 ‘황색 탄환’ 류샹(劉翔:중국)은 0.01초 차이의 다이론 로블레스(쿠바)와 데이비드 올리버(미국)를 제칠 수 있을까. 추락했던 ‘미녀 새’ 이신바예바(러시아)는 달구벌에서 다시 한번 화려하게 날아오를 수 있을까. 사상 처음으로 일반 선수들과 대결하는 장애우(障礙友) 피스토리우스(남아공)와 제이슨 스미스(아일랜드)는 과연 인간 승리의 드라마를 엮어낼 수 있을까. 한국의 희망인 남자 마라톤과 남자 400m 계주는 옛 영광을 다시 찾을 수 있을까….

 막이 오른 달구벌 축제가 기억에 남을 명품(名品)대회가 되려면 이제부터 온 국민의 관심과 참여가 절실하다. 그동안 기업이나 단체가 구매한 입장권이 상당수에 이른 만큼 자발적으로 손잡고 경기장을 찾는 게 중요하다. 꽉 찬 관람석이야말로 대회 성공을 보장하는 최대의 원동력이다. 또한 우리 안방에서 열리는 지구촌 축제가 남의 잔치가 돼선 안 된다. 누구보다 우리 스스로 신명 나게 즐겨야 한다.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펼치는 감동과 환희의 현장을 함께하면 저절로 “육상은 재미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될 것이다. 그것이야말로 이번 대회가 내건 ‘달리자 함께 내일로’를 향해 가는 가장 빠른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