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길 가던 여고생 덮친 성추행범 7분 만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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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지난 10일 수원의 한 고등학교 3학년 A양은 자율학습을 마치고 귀가하다 집 근처에서 성추행을 하려는 남자를 만났다. A양은 도망을 가면서 휴대전화의 단축번호 1번을 눌렀고, 경찰이 7분 만에 출동해 이 남자를 검거했다. 경찰이 바로 대응할 수 있었던 것은 A양이 미리 휴대전화 등으로 위치를 알리면서 신고를 할 수 있는 ‘SOS 국민안심서비스’를 신청했기 때문이다.

 17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지난 4월 시범 서비스가 시작된 SOS 국민안심서비스의 가입자는 지난달 말 40만7968명에 달했다. 국민안심서비스는 휴대전화용 ‘원터치SOS’, 스마트폰용 ‘112앱’, 전용단말기용 ‘U안심 서비스’ 등 세 가지가 있다. 신고를 받고 범인을 검거하거나 학생·여성을 구조한 사례는 모두 8건이다. 어린이를 표적으로 한 범죄예방 사례 등이 소개되면서 학부모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행안부는 다음 달부터 휴대전화용 원터치 SOS 서비스를 서울 전역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또 연말께 충북·전남·경남·제주도에서도 서비스가 시작되고 내년에는 전국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지금은 경기도 남부와 강원도에서만 서비스를 하고 있다. 112앱도 내년 초 전국 서비스를 시작하고 대상도 서울 지역 미성년자에서 스마트폰을 가진 모든 성인으로 확대한다.

 

행안부 박제화 생활안전팀장은 “시범 실시 전에 우려했던 장난 전화나 경찰 통신망 마비 등은 없었다”며 “서비스를 전국으로 확대하는 데 무리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보완해야 할 점도 있다. 지금은 서비스 가입자가 다른 광역시나 도 지역으로 벗어나면 신고 버튼을 눌러도 위치 정보는 없는 일반 112 신고로 접수된다. 행안부는 예산을 확보하는 대로 지방경찰청 간 위치 정보를 공유할 수 있도록 통신망을 정비하기로 했다.

전영선 기자

◆SOS 국민안심서비스=행정안전부와 경찰청이 지난 4월부터 시범 실시한 서비스다. 가입자가 휴대전화나 스마트폰, 전용단말기 등으로 112에 신고하면 위치 정보가 112 신고센터로 바로 전송돼 경찰이 사건 초기에 대응할 수 있다. 처음엔 초등학생이나 여성, 노약자만 가입할 수 있었지만 서비스 대상을 계속 확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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