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강생 8만3000명 … 스탠퍼드대 두 교수의 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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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 노빅(왼쪽)과 서배스천 스런. [NYT 웹사이트]

온라인 강의 사이트(www.ai-class.com).

미국 스탠퍼드대가 신설한 무료 온라인 공개강좌에 175개국에서 8만3000명의 수강생이 몰렸다. 뉴욕 타임스(NYT)는 이 강좌에 5만8000명(15일)이 신청했다고 보도했으나 이틀 후인 17일 8만3000명으로 늘었다.

스탠퍼드대는 가을 학기에 개강하는 컴퓨터공학과 전공과목인 인공지능 관련 세 강좌를 10월부터 온라인을 통해 외부에 공개하기로 했다. NYT는 “학부와 대학원생을 합한 스탠퍼드대 전체 재학생의 5배수에 이르는 인원이 신청했다”며 “실리콘밸리에서 활약 중인 전문가가 직접 강의하는 수업이라는 점이 수강생을 모은 비결”이라고 전했다.

강의를 맡은 서배스천 스런(Sebastian Thrun·44)과 피터 노빅(Peter Norvig·55)은 세계적인 인공지능 전문가다. 독일 출신인 스런은 스탠퍼드대 인공지능연구소 책임자다. 구글의 3차원 영상지도 서비스 ‘스트리트뷰’의 공동 개발자로 유명하다. 최근엔 구글이 개발 중인 인공지능 자동차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그가 이끈 스탠퍼드 연구팀은 2005년 미 국방부가 후원한 무인로봇 자동차 경주대회에서 우승했다. 스런이 개발한 로봇 자동차 ‘스탠리’는 캘리포니아 모하비 사막의 비포장 도로에서 210㎞를 홀로 주행했다. 노빅은 미 항공우주국(NASA)에서 인공지능 로봇 연구에 참여했다. 그는 구글의 연구개발 분야를 총괄하는 리서치팀을 이끌고 있다.

 NYT는 “두 사람이 매사추세츠공대(MIT)의 살만 칸(Salman Khan)이 벌이는 비영리 인터넷 교육운동에 감명받아 무료 공개강좌를 개설했다”고 전했다. 칸은 2006년 ‘칸아카데미’라는 교육사이트를 개설해 초·중·고생을 대상으로 무료 동영상 강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스런은 “교육을 받고자 하는 욕구는 크지만 실제로 교육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개발도상국에 (스탠퍼드대 같은) 엘리트 캠퍼스를 연다는 의미가 있다”며 “이를 통해 세상을 바꾸고 싶다”고 말했다.

수강생들은 스탠퍼드대에서 제공하는 학위나 성적표는 받을 수 없지만 재학생과 비교한 자신의 성적을 알 수 있다. 또 수업을 받았다는 증명서를 받을 수 있다. 선형대수학·확률이론 등 고등수학을 알아야 하지만 수강 제한은 두지 않았다. 인터넷 접속이 가능한 곳이라면 세계 어느 곳에서든 무료로 청강할 수 있다. 스탠퍼드대는 재학생 대상 강의를 그대로 녹화해 제공할 예정이다. 교수가 질문을 던지면 학생들이 답을 하고, 이를 채점하는 평가 시스템도 도입했다.

이에스더 기자

8만3000명 수강생 어떻게 모았나

● 스타성=구글 ‘스트리트뷰’ 공동 개발자, 세계 최고의 인공지능 전문가가 직접 강의
● 현장성=구글, 미 항공우주국(NASA) 등 현직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전문가의 경험 들을 수 있어
● 지적 호기심 자극=스탠퍼드대 재학생들과 비교한 성적 알 수 있고 수강증명서 제공
● 개방성=선형대수학·확률이론 등 고등수학을 알아야 수업을 이해할 수 있지만 수강 제한은 없어
● 무료·유비쿼터스 강의=인터넷 연결만 되면 어디서나 수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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