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외국인 위안화 주식투자 허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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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중국이 외국인 투자자들의 중국 주식시장 참여를 확대하는 등 본격적인 위안화 국제화 작업에 나섰다.

 차기 중국 총리로 유력시되는 리커창(李克强·사진) 상무부총리는 17일 홍콩을 방문한 자리에서 “외국인 투자자가 위안화를 활용, 중국 본토 주식시장에 참여하는 것을 허용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초기 외국인 투자 한도는 200억 위안(약 3조4000억원) 선으로 제한했다. 투기 목적의 핫머니 유입을 차단하기 위해서다. 현재 홍콩에 소재한 외국인 투자자들은 보유한 위안화를 연이율 0.4~3%에 불과한 예금이나 위안화 채권에만 투자할 수 있고 이보다 수익률이 최고 3%포인트 높은 본토 주식에는 투자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리 부총리는 그러나 이를 언제 시행할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중국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2009년 7월 위안화 국제화에 시동을 걸었다. 무역 흑자가 거듭되면서 벌어들인 달러화를 미국 국채에 투자했지만 금융위기로 달러 가치가 하락하면서 적잖은 손실을 감수해야 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위안화를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주요 화폐로 키우기 위해 위안화 국제화에 적극 나섰다.

 리 부총리는 또 중국 기업이 홍콩에서 채권을 판매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중국 서비스 시장도 홍콩에 개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 밖에도 중국 정부가 ▶홍콩 기업의 본토 위안화 투자 허용 ▶홍콩 주식시장과 연계된 상장지수펀드(ETF) 개설 ▶홍콩 보험회사의 본토 지점 설립 허용 ▶중국이 체결한 FTA에 대한 홍콩 참여 가능성 연구 등을 계획 중이라고 덧붙였다.

홍콩=정용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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