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영아 사랑해'…현수막 광고 대히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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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웅진 사장은 싱싱한 정보와 향기 나는 이야기가 넘치는 사이트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인터넷의 BtoC 사업은 기본적으로 마케팅 사업이라고 봅니다. 광고·마케팅 전문가들이 전략 및 재무 전문가와 손잡고 호흡을 맞출 때 강력한 성공사례를 만들 것을 확신합니다.”

지난 3월3일 사이트를 오픈하기에 앞서 ''선영아 사랑해''라는 호기심 광고로 전국을 떠들썩하게 하며 ''신나는'' 데뷔전을 치른 마이클럽닷컴(www.miclub. com) 코리아의 윤웅진 사장(36). 지난달 25일쯤 서울 등 대도시의 육교와 지하철 역 등에 일제히 나붙은 ‘선영아 사랑해’라는 여섯 글자의 현수막 광고는 4·13 총선 선거용, 혹은 선영이라는 여성을 좇아다니는 스토커의 소행 등으로 오인돼 한바탕 소동을 일으켰다. 이때 선관위는 이 현수막이 특정 후보를 홍보 또는 음해하려는 것이 아닌지 촉각을 곤두세웠고, 대학가 등에서는 선영이라는 이름을 가진 여성들에게 전화와 e-mail이 쏟아지기도 했다는 것.

윤사장은 “사업 론치 전에 일반의 호기심을 자극해 관심을 일으키는 티저(teaser) 광고 기법을 사용한 것인데 상상 이상의 주목을 받았다”며 “통합 마케팅 커뮤니케이션(Integrated Marketing Communication)이라는 치밀하게 계획된 전략의 부분이었다”고 설명했다.

마이클럽닷컴은 패션·육아·섹스&로맨스·여행 등 14개의 주제로 구성된 여성 전문 인터넷 사이트로 서울과 홍콩에서 동시에 오픈됐다. 사용자에게 재미를 한층 높여 주기 위해 인터랙티브 기능들이 많고, 섬세한 감각을 가진 여성의 입맛에 맞추기 위해 여성들이 주축이 돼 만든 게 특징이라는 것.

마이클럽은 홍콩과 한국에 이어 5월 말쯤 중국과 대만에서, 하반기에는 일본과 싱가포르·말레이시아·인도에서 차례로 사이트를 개설, 아시아를 대표하는 글로벌 여성사이트로 올해 말 나스닥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윤사장은 “마이클럽은 홍콩계 클레리언 캐피털이 아시아 지역에서의 오랜 경험을 바탕으로 아시아 여성 시장을 겨냥해 기획한 대규모 프로젝트의 산물인 셈”이라고 설명했다.

“마이클럽의 강점은 치밀한 전략, 최상의 인력, 세계 수준의 기술기반 등 3박자를 모두 갖췄다는 겁니다. 하루에도 수십개의 인터넷 사이트가 생겨날 정도로 치열해진 시장 상황에서 이중 어느 한 가지만으로는 성공을 보장받기 어렵다고 봅니다.” 윤사장은 “마이클럽이 기존 여성 포털사이트와 달리 아시아 지역 전체를 상대로 하는 사이트를 구축하겠다는 목표를 설정한 것도 이같은 배경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서비스를 빨리 시작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제는 잘하는 게 더 중요하다 ”고 말했다.

윤사장은 서울대 경영학과 재학중에 미국으로 가 남가주대(USC) 회계학 학사·석사,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 MBA를 마친뒤 보스턴 컨설팅 그룹 컨설턴트를 거쳐 클레리언 캐피털 그룹 이사로 일했다. 그가 인터넷 회사 CEO를 맡은 것은 아시아를 대표하는 여성 포털이 확실한 성공모델을 갖췄다는데 매력을 느낀 때문이라는 것.

윤사장은 “클레리언 캐피털로부터 마이클럽닷컴 코리아의 대표이사를 맡아 달라는 요청을 받았을 때 개인적으로 무척 흥분됐다”며 “특히 까다로운 감각과 구매력을 갖고 인터넷의 신(新) 소비자군으로 각광받는 여성들을 상대로 새로운 도전을 한다는 게 매력적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막상 인터넷 사업에 뛰어들어 보니 신경써야 할 부분이 너무 많아 컨설턴트였을 때보다 몇 배는 바쁘게 일하고 매일 자정이 넘어 귀가하면서도 일요일까지 회사에 나와야 했다는 것. 윤사장은 “인터넷 비즈니스에서는 ‘스피드는 자신을 돕는 신(god)과 같은 존재이고, 시간지연은 악마(devil)이기 때문에 최소한의 시간에 최상의 질을 지향하는 CEO의 직무는 힘들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윤사장은 앞으로 인터넷과 전자상거래의 주체로 여성을 꼽는데 주저함이 없다.

윤사장이 합류시킨 제일기획 출신의 이진민 부사장은 그의 권유에 따라 ‘21세기 여자는 인터넷으로 산다’는 단행본을 최근 출간하기도 했다. “더 많은 여성들이 인터넷의 ‘On’으로부터 초대받아 아름다운 여행을 할 수 있었으면 한다”는 윤사장은 “마이클럽을 여성들이 함께 즐거워하고, 싱싱한 정보와 향기 나는 이야기가 넘치는 사이트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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