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 시장의 금맥을 찾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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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미나’는 직장인들이 새로운 정보를 수집하는 중요한 정보원 가운데 하나이다. 국내외를 비롯 하루에도 수 십개씩의 크고 작은 세미나가 열리고 있지만 시간과 공간, 비용의 문제로 제때 이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리얼21(대표 양수봉,http://www.realseminar.com)은 이러한 세미나 정보를 행사장에 직접 가지 않고도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서 저렴한 비용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인터넷을 통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지식 전자상거래’ 개념을 바탕으로 고급 정보로 분류되는 세미나를 상품으로 만들어 낸 것.

리얼21은 단순히 오프라인의 세미나를 편리하게 제공한다는 측면 외에도 세계 시장을 대상으로 적극적인 시장 창출과 ‘Knowledge On Demand’의 고부가가치 지식 기반 사업을 새롭게 만들어 가고 있다. 또한 영문 및 일본어, 중국어 서비스 등의 글로벌 서비스 계획도 포함하고 있다.

세미나 시장을 선점

리얼 21이 이처럼 ‘세미나’라는 하나의 아이템으로 세계적인 비즈니스를 구상하는 것은 이 분야의 시장 규모 때문이다.

세계 유수의 세미나 개최 전문회사 IBC가 주최하는 세미나 참가자는 년간 약 15만명(97년 기준). 세미나당 참가비를 평균 500달러로 가정하더라도 연 매출은 약 1,000억원으로 추정할 수 있다. 또 세계 세미나 시장을 IBC 매출의 수십배로 가정한다면 세미나 시장은 년간 수조에서 수십조원에 이르는 방대한 시장임을 예측할 수 있다.

리얼21이 야심차게 도전하는 세미나 비즈니스에는 현재 국내 경쟁사는 물론 해외 경쟁사 또한 거의 전무한 상태. 해외의 경우 Gartner 그룹(www.gartner.com)이 자신들이 개최한 세미나를 웹 캐스팅 방식으로 서비스 중이며, E.N.E.N(www.enen.com), WebSeminar(www.webseminar.com) 등은 가상교육 형태로 시범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하지만 리얼21처럼 실제 세미나 내용을 On-Demand 형식으로 제공하는 사이트는 없다. 엄청난 성장이 예상되는 신 시장에 리얼21만 홀로 나와 있는 상황이다.

오프라인 행사.온라인 재판매

이처럼 경쟁사이트에 비해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리얼 21이 내세우는 비즈니스 모델은 간단하다. “영화가 극장에서 상영 된 후 다시 비디오를 통해 재 판매되는 것처럼, 가상세미나도 오프라인 행사를 마치고 이를 온라인을 통해 재판매 한다는 개념입니다. 아마존이 책을 판매한다면 저희는 지식을 판매하는 셈이지요. 게다가 행사에 대한 프로모션을 저희 웹 사이트를 통해 지원한다는 점도 중요한 요소입니다”

즉, 리얼 21이 운영하는 글로벌 페이지를 통해 세계 각국의 언어(한국어, 영어, 중국어, 일본어)로 행사를 고지함으로써 사전 프로모션과 참가자 모집을 실시하는 한편 온라인 세미나를 통해 매출을 발생 시킨다는 것이다. 또, 세미나의 성격에 따라 스탠다드형, 프리미엄형 등 다양한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으며, 직원 연수교육 및 B2B 시장의 틈새시장도 공략할 계획이다.

세미나 개최측에서는 보다 많은 홍보와 예상 참가자에게 행사를 알릴 수 있기에 리얼 21을 홍보 매체로 적극 활용하면서 동시에 온라인을 통한 새로운 이익을 얻게 되는 셈. 꿩 먹고 알 먹는 리얼21의 제안에 싫다고 할 이유가 없는 셈.

1억원짜리 생명보험 들고 죽기 아니면 살기로 창업

▶양수봉 대표양 사장이 세미나 시장을 주목하게 된 것은 미국 출장을 통해서다. LG-EDS 멀티미디어팀장 출신의 양 사장은 자료 수집차 한해에 4번 정도는 해외 세미나 출장을 다녀왔다. 하지만 매번 내부 결제에서부터, 사전 준비 서류, 출장 경비 등 많은 불편함이 따랐다. 또한 시차에 적응하지 못해 실상 필요한 내용은 듣지도 못하고 잠만 쫓다가 귀국하는 경우도 있었다.

이런 불편을 더는 방법을 찾던 양 사장은 어느 세미나 장에서나 판매되는 세미나 테이프를 주목하게 되었다. 이 테이프를 인터넷을 통해 서비스 한다면 굳이 큰 비용을 지출하지 않고도 국내에서 빠르게 새로운 정보를 습득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테이프를 판다는 것은 저작권을 판다는 것이고, 그렇다면 온라인 저작권을 확보하면 새로운 시장을 만들 것이란 확신도 들었다.

결국 새로운 사업을 위해 과감히 전 직장을 포기하기로 마음 먹은 양 사장을 4명의 직원이 따라 나섰다. 자신과 함께 하자는 제안에 뿌듯하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두렵기도 했다. 자신을 믿고 따라나온 사람들을 고생 시키지는 않을까 걱정도 들었다. 더군다나 IMF로 어렵던 시절이라 자기 사업을 하겠다는 인상보다는 회사에서 쫓겨났다고 오해할 수 있는 주변 사람들의 따가운 눈총도 부담됐다.

"그런데 그것이 성공포인트 였습니다. 함께 하겠다는 이들의 신념으로 우리는 똘똘 뭉치게 되었지요. 결국 우리는 ‘까무라치기란 없다. 죽기 아니면 살기다’라는 신념으로 무언의 약속을 했습니다. 그래서 저희 5명은 1억원 짜리 생명보험을 들게 되었지요. 과로사로 죽는 한이 있더라도 반드시 성공시키자는 결의이지요”

글로벌 전략

리얼 21의 글로벌 전략은 회사 설립당시부터 가져온 생각. 하지만 98년 회사 설립 당시의 상황은 벤처가 지금처럼 활성화되지 못한 시기였다.

"처음부터 글로벌 전략을 내세우는 것은 모든 면에 있어서 아직은 때가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차근차근 준비하기로 했지요. 우선 국내에서 비즈니스 모델을 정립하고 수익 모델을 만들기로 했습니다. 그런 다음 글로벌 시장에서는 여기에 곱하기 n만을 하면 될 것이란 판단이 섰습니다. 결국 저희의 비즈니스 모델을 높게 평가한 미국계 벤처투자사로부터 시드머니를 받게 되었고 계속적인 지원과 상호제휴를 맺는데 성공했습니다."

리얼 21은 이미 미국의 현지법인 설립을 마무리 했으며, 5월까지는 중국과 일본에도 법인 설립을 마칠 계획이다. 이러한 현지 법인들은 리얼21의 ‘글로벌 온라인 서비스’를 위해 가장 필요한 부분.

리얼 21은 오프라인 세미나의 행사 프로모션을 이들 법인에서 운영하는 사이트를 통해 제공할 계획이다. 즉, 현지의 다국어 사이트를 이용해 현지인 대상으로 세미나 홍보 및 참가자 사전 접수를 대행하거나 지역적 한계의 어려움에 처한 오프라인 세미나 회사와 제휴를 맺고 온라인을 통한 글로벌화를 지원할 계획이다. 또한, 미국 유명 대학에서 개최되는 세미나를 전세계 대학, 대학생 및 예비 유학생에게 온라인으로 제공하는 ‘글로벌 유니버시티 날리지(Global University Knowledge)’ 서비스도 준비중에 있다.

리얼 21의 지난해 매출액은 1억원. 하지만 사업기반 구축기로 생각하는 올해 매출 목표는 74억원이다. 도약기인 2001년에는 146억원의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러한 매출 목표를 세운데는 리얼 21의 글로벌 전략이 그 배경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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