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학년도 서울대 특기자 전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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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입시는 단순하다. 정원 내 수시모집은 입학사정관 전형인 지역균형선발 전형과 특기자 전형뿐이다. 정시모집도 일반전형뿐이다. 정원 외 모집인 외국인특별 전형과 기회균형선발특별 전형을 제외하면 서울대를 갈 수 있는 방법은 크게 ‘3가지’다.

도움말=조동영 C&I 중등와이즈만 천안센터 진학부장, 정리=장찬우 기자

[출처=중앙포토]

서울대는 고등학교 생활을 자타가 공인할 정도로 잘 ‘관리’했거나(수시 지역균형선발 전형), 한 분야에 뛰어난 재능과 불타는 열정을 지녔거나(수시 특기자 전형), 또는 수능과 논술 시험에 능한(정시 일반 전형) 학생을 골고루 뽑고 싶어 한다.<표 1> 이 가운데 서울대는 다른 대학들에 비해 특기자 전형의 비중이 높은 편이다. 또 최근 6년 동안 정시 모집 비중을 낮추는 만큼 수시 특기자 전형 비중을 높여왔다.

서울대는 인문계열과 자연계열 특기자 전형의 인재상으로 ‘학업능력이 우수하고 모집단위 관련 분야에 재능과 열정을 보인 자’를 언급했다. 서울대는 이를 서류와 면접 및 구술고사로 평가한다. 1단계에선 서류만으로 선발인원의 1.5~3배수를 뽑은 후 2단계에서 서류평가 성적과 면접 및 구술고사 성적 등을 합산해 합격자를 가려낸다. 인문계열과 의예과 등은 수능 4개 영역(언어, 수리, 외국어, 탐구) 중 2개 영역 이상 2등급 이내의 수능최저학력기준을 적용한다.<표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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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단계 서류평가, 나만의 재능과 열정을 보여라

올해 서울대 특기자 전형 지원자는 8월 17일~19일에 서류를 제출해야 한다. 1단계 합격자 발표는 11월 11일이다. 3개월에 걸쳐 서류를 평가한다. 최근 2년 동안 서울대 특기자 전형 경쟁률은 평균 9대 1 안팎이었다. 1단계에서 선발인원의 1.5~3배수를 뽑기 때문에 서류평가만으로 지원자의 70~80%가 탈락한다.

특기자 전형 평가서류는 학교생활기록부, 자기소개서, 추천서, 10개 이내의 증빙서류 등이다. 증빙서류 목록엔 초등학교나 중학교 재학 시절 활동은 넣을 수 없다. 서울대는 이 서류들을 통해 지원자의 학업능력, 학내외 활동, 전공분야에 대한 관심, 지적 호기심, 적극적인 사고력, 창의적 인재로 발전할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한다.

특기자 전형은 지역균형선발 전형과 달리 학생부 교과 내신이 2~3등급으로 낮은 경우라도 수학, 과학 올림피아드 수상실적이 있거나 토플, 텝스 등 공인영어 성적이 높으면 1단계 서류평가 통과가 가능하다.

지원자의 재능은 학생부나 각종 증빙서류 등을 통해 객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지원자의 열정을 확인하기 위해선 객관적인 자료만으론 부족하다. 그래서 자기소개서나 교사추천서 등과 같은 정성적인 평가자료가 필요하다. 지원자는 모집단위 분야 학생부 교과성적과 비교과 활동을 통해 자신의 재능을 객관적으로 증명해야 할 뿐 아니라, 자기소개서에 자신의 모집단위에 대한 열정을 담아낼 수 있어야 한다.

2단계 면접 및 구술고사, 전문적 지식을 갖춰라

2단계 면접 및 구술고사는 1단계 서류평가를 통과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11월 18일 또는 11월 19일에 치러진다. 평가방법은 3인 안팎의 면접위원이 지원자 1명을 대상으로 15분 동안 실시한다. 30분 안팎의 답변준비 시간이 주어진다.

인문계열은 모집단위 관련 전공적성 및 학업능력을 평가하며 영어, 한자 등이 혼용된 지문이 출제될 수 있다. 특히 경영대학은 영어 지문과 수학 문항이 출제될 수 있다. 지난해 경영대에선 스타벅스 경영 전략에 대해 영어로 묻고 영어로 말해 보게 했다.

자연계열은 수학, 물리, 화학, 생물, 지구과학 등 지원모집 단위 관련된 전문지식을 주로 묻는다. 2010학년도 특기자 전형에선 ‘극장 내 최대 시야각을 확보하기 위한 관객의 위치는 어디인가’를 묻기도 했다.

면접 및 구술고사는 수능이나 논술보다 준비하기 더 까다로울 수 있다. 문제를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다만 인문계열 지원자의 경우 영어 실력이 부족하거나, 자연계열 지원자의 경우 수학 실력이 부족하면 최종 합격의 기쁨을 누릴 수 없는 건 확실하다.

서울대 특기자 전형, 특목고 학생만을 위한 전형이 아니다

서울대 특기자 전형의 가장 큰 오해는 외고나 과학고 등 특목고 학생에게 유리한 전형이라고 생각하는 경우다. 그러나 지난해 고교 유형별 서울대 특기자 전형 합격자 분포를 보면 ‘특목고 5, 일반고 5’임을 확인할 수 있다. 일반고 학생들에게도 특기자 전형의 기회가 충분히 주어져있다. <표 3>

서울대 특기자 전형은 고등학교 진학 이전부터 진로진학목표를 구체적으로 세우고 세밀하게 준비해 온 학생에게 유리하다. 한 분야의 재능과 열정은 단기간에 만들어지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이때 일반고 지원자의 경우 수학, 과학 올림피아드나 토플, 텝스 성적보다 ‘다른 방법으로’ 모집 분야 자신의 재능과 열정을 선보일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하다.

서울대 산업공학과 신의호군

친구들과 함께 면접·구술고사 예상문제 풀이 연습

서울대 산업공학과 신의호군


-서울대 특기자 전형은 언제부터 준비했나.

“천안 백석중학교를 졸업하고 한일고에 진학했다. 중학교 때 성적은 상위 3% 정도였다. 서울대 진학을 목표로 했다. 내신은 약간 쳐졌지만 특기자 전형에 유리한 수학경시대회 준비 등을 철저히 했다.”

-학생부 교과 내신과 고3 모의수능, 6월 모의고사 성적은.

“내신은 3, 4등급 정도였다. 이과 100명 중 15등 안팎의 성적을 유지했다. 모의수능과 6월 모의고사 모두 1등급을 받았다.”

-자기소개서는 언제부터 준비했나.

“고3 진학하면서 한번씩 써보긴 했지만 본격적으로 준비한 건 여름방학부터다. 혼자 써보고 담임선생님이 첨삭지도를 해주는 방식으로 준비했다. 전공학과를 가기 위해 어떤 경험과 준비를 했는지, 전공학과를 가고자 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등에 대해 기록했다.”

-추천서는 누가 써 주었나.

“고3 때 담임인 이강붕 선생님이다. 담임선생님과는 많은 대화를 나눴다. 주로 성적과 관련된 대화였지만 때론 인생의 선배로서 상담도 많이 해주셨다. 어느 때는 내가 원해서, 또 어느 때는 선생님이 불러서 많은 시간 대화를 나눴다. 누구보다 나를 잘 아는 분이 담임선생님이었다.”

-2단계 면접 및 구술고사는 어떻게 준비 했나.

“수능시험 끝나고 시험 문제를 다시 풀어 보는 방식으로 준비했다. 특히 전공과 관련된 수학 문제를 열심히 풀었다. 수학과 과학이 절반씩 출제된다고 들었는데 막상 시험을 치르고 나니 수학의 비중이 80% 정도였다.”

-2단계 면접 및 구술고사에선 무엇을 물어보나.

“대기실에서 기다리다 호출을 받고 나가면 정해진 시간(15분~20분) 동안 크게 2문제, 딸린 문제까지 합하면 총 7문제를 풀도록 한다. 내 경우 다 풀지는 못했다. 다음은 자신이 풀어 낸 문제를 교수들 앞에서 설명해야 한다. 못 다 푼 문제는 교수들 앞에서 구술로 풀 수 있는 기회를 준다. 교과과정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지만 창의력과 사고력을 요구하는 문제였다. 친구들과 연습을 많이 했는데 도움이 됐다.”

-대학생활은 어떤가.

“대학가면 놀 줄 알았다. 그런데 다들 공부하느라 정신이 없다. 이대로 가면 뒤쳐질 것이라는 불안감 때문에 놀 수 가 없다. 어쩔 수 없이 공부를 하게 되더라.”

-서울대를 목표로 하는 천안·아산 후배들에게 한마디.

“수시나 정시 하나만 준비하겠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내신관리도 잘하고 수능을 위해 깊이 있는 공부도 병행해야 한다. 할 수 있다면 가고자 하는 학과 또는 학부와 관련성이 있는 동아리 활동도 열심히 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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