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통령 'APEC에 북한참여 희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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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대통령은 31일 "북한이 원할 경우 APEC(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 활동에 북한이 초빙회원 자격으로 참여하고, 나아가 APEC에 정식 가입할 수 있는 날이 올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김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서울 힐튼호텔에서 아.태 지역의 경제.재무 각료 및 저명한 경제학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APEC 서울포럼' 개막연설에서 이같이 제안하고 "APEC회원국 기업들이 한국의 기업과 공동, 또는 단독으로 북한에 진출하는 것도 고려해 볼 때"라고 말했다.

김 대통령은 `APEC의 새로운 번영과 화합을 위하여'라는 제목의 기조연설에서 또 역내 금융위기의 재발방지를 위해 적절한 국제금융기구에 투기성 단기자본의 급격한 유출입을 감시하는 `헤지펀드 모니터링 채널'을 조속히 설치하고, 경제위기 위험도를 사전에 경보해주는 외환위기 예측모델을 회원국 공동으로 개발할 것을 제안했다.

이어 김 대통령은 "아.태지역에 예기치 않은 재난 발생시 이를 신속히 돕기 위해 정부와 민간이 공동으로 참여하는 `APEC 사회안전망'의 창설을 제의한다"고 밝혔다.

또 김 대통령은 정보화시대를 맞아 역내 국가간의 경제.사회적 불균형을 완화하기 위해 생산적 복지 개념을 역내 국가간에 적용, `APEC 사이버 교육망'(APEC CyberEducation Network)을 구축함으로써 정보화에 뒤진 나라와 계층의 사람들이 쉽게 인터넷을 활용하고 직업훈련을 받을 수 있도록 할 것을 제의했다.

김 대통령은 이와 관련, "청년인터넷봉사단이 구성돼 정보화 낙후국에 대한 실질적인 지원활동이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 대통령은 아울러 "북한이 어려울 때 IBRD(세계은행), IMF(국제통화기금), ADB(아시아개발은행)와 같은 국제기구로부터 지원을 받을 수 있고, 더 나아가 북한이APEC에 도움을 요청할 경우에도 회원국들이 적극적으로 도와줌으로써 함께 번영하는공식적인 채널이 구축되기를 희망한다"면서 "우리도 회원국의 일원으로 이에 적극동참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김 대통령이 아.태지역의 공동번영을 위해 제시한 APEC차원의 여러 정책방안은 이번 포럼에 참석한 회원국 고위 재무관료간에 논의돼 오는 11월 브루나이에서개최되는 연례 APEC정상회의에 보고될 예정이다.

(서울=연합뉴스) 염주인기자 juin@yonhap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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