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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진군, 쿨~한 청삼으로 제2 도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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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지난 6일 오후 7시30분 충남 당진군 석문면 교로리 왜목마을 해변. 이곳에서는 당진군이 마련한 ‘해와 달’ 축제의 일환으로 ‘패션 쇼’가 열렸다. 패션쇼에는 당진지역 특산품인 청삼 삼베로 만든 ‘쿨비즈(Cool Biz)’ 의류 33종이 선보였다.

  반팔 셔츠, 재킷 등이 이날 선보인 청삼 삼베 옷이다. 삼베는 청량감이 좋아 입었을 때 체감온도가 3℃정도 낮아진다. 에너지 절약을 실천할 수 있는 녹색생활 섬유로 알려져 있다.

 충남 당진군이 섬유작물인 ‘청삼’ 산업화에 나섰다. 청삼은 2001년 농촌진흥청이 환각제로 알려진 ‘대마’를 개량한 식물이다. 청삼은 환각효과를 일으키는 테트라하이드로칸나비놀(THC) 함량이 재래종 대마의 20%수준이다. 또 환각효과를 억제하는 칸나비디올(CBD)은 2배 이상 많아 환각효과가 거의 없다.

 이철환 당진군수는 “예로부터 당진은 삼베의 고장이었다”며 “마약성분 때문에 관리가 곤란한 대마 대신 청삼을 지역 특산물로 육성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현재 당진지역에서는 고대·송산면 일대를 중심으로 70여 농가(재배면적 3만㎡)에서 청삼을 재배하고 있다. 주로 감자 등을 수확한 뒤 노는 땅을 활용해 청삼을 재배하는 방식이다. 청삼의 줄기는 삼베를 짜는 데 쓴다. 현재 당진지역에서 생산되는 청삼 줄기로는 폭 35㎝의 삼베를 3㎞정도 짜낼 수 있는 규모다. 청삼 삼베는 재래종 대마에 비해 줄기가 질겨 품질이 우수하다. 농민들은 청삼으로 삼베를 짜서 농가당 연간 1000∼2000만원의 소득을 올린다. 청삼 재배농민 이정의(63·고대면 슬항리)씨는 “삼베는 일손이 많이 필요하지 않아 다른 작물과 동시에 기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고 말했다.

 당진군 농업기술센터는 청삼 종자(씨앗)을 활용, 다양한 생활용품을 개발해 시판 중이다. 청삼샴푸 세트와 청삼비누세트, 청삼화장품세트 등 10여가지가 된다. 청삼샴푸 한 개 가격은 8000원이다. 농업기술센터 측은 올해부터 농민들로부터 청삼 씨앗을 수매해 생활용품을 본격 생산할 예정이다. 3만㎡에서 약 2t의 씨앗이 생산될 것으로 예상된다. 당진군은 청삼씨유를 활용한 기능성 화장품 등을 생산하는 벤처기업도 육성할 계획이다. 또 청삼교육장과 홍보관, 저온창고, 체험장을 마련하고 청삼을 이용한 한지제작 등 체험상품도 운영 중이다.

김방현 기자

◆삼베와 대마=삼베는 삼나무의 껍질을 벗겨 베틀로 짜 만든 직물이다. 삼나무는 환각성이 있는 ‘대마(大麻)’라고도 한다. 대마의 잎(대마초)을 말려 담배처럼 피우는 등 환각제로 쓰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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