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급 장애인인 50대 공무원, 딸에게 살 집 마련해 주고 싶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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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0면

Q. 서울 강북구에 거주하는 배모(54)씨. 1급 장애인으로 공무원이다. 두 살 위인 지금 남편과 6년 전 재혼해 맞벌이를 하면서 고등학생인 딸 하나를 키우고 있다. 부부의 월 소득은 420만원. 하지만 부채에 대한 이자 지출이 100만원을 넘어 매달 60만원씩 적자가 발생한다. 내년 초께면 딸아이가 취업하게 돼 형편은 조금 나아질 것 같다. 배씨는 보유 부동산을 처분해 딸에게 주거를 마련해 주고 싶어 한다. 이 경우 부부의 노후준비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궁금해 하고 있다.

A. 배씨네의 자산은 4억8000만원이지만 대출금과 임대보증금을 뺀 순자산은 2억3000만원에 그친다. 정상적인 현금 흐름을 확보하기 위해선 부채 청산이 급선무다. 보유 부동산은 서울 송파구의 23평형 아파트와 동대문 쇼핑물 1계좌다. 송파구 아파트를 팔아 임대보증금을 돌려주고 빚을 갚게 되면 1억원의 여유가 생긴다. 이 돈으로 딸에게 주택을 사주는 것은 무리다. 부부가 살 거처를 마련해야 하고 노후준비도 서둘러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방법이 있다. 아파트 매도 대금의 일부를 딸에게 증여해 임대용 주택을 얻도록 하면 딸의 주거 문제는 해결된다. 부부의 노후는 딸의 취업 후 줄어드는 생활비와 부채상환에 따라 절약되는 이자지출금으로 준비해나갈 수 있다.

 ◆송파구 아파트 매도는 내년 말이 적기=송파구 아파트는 부동산 경기 침체로 4년 전보다 1억원이 하락했다. 매도 타이밍은 일단 내년 말께로 잡는 게 좋겠다. 매도 후 남는 1억원 가운데 3000만원을 딸에게 증여할 것을 권한다. 성년이 된 자녀에 대한 증여세 비과세 한도는 3000만원이다. 이 돈으로 오피스텔이나 원룸을 보증부 월세, 다시 말해 ‘반전세’로 구하면 된다. 부부는 남는 돈 7000만원과 전세금 6000만원을 합쳐 방 2개 있는 30평 크기의 연립주택을 매입해 노후를 보내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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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억2400만원에 분양받은 동대물 쇼핑몰 상가는 임차인을 구하지 못해 월세는커녕 매달 15만원의 관리비만 물고 있다. 동대문 쇼핑 상가는 과잉 공급과 인터넷 쇼핑몰의 성장으로 폐점하는 곳이 많다. 배씨는 분양 받기에 앞서 주도면밀한 분석을 하지 않아 낭패를 보고 있는 셈이다. 손해를 보고서라도 팔고 싶지만 임자를 찾기도 어렵다. 다행히 대기업에서 상가관리단과 양해각서를 체결, 상가 정상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본계약이 맺어진다면 배씨네로선 관리비를 절약하는 길이 열린다. 쇼핑몰이 잘 운영될 경우 월세도 받을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지금보다 월간 자금 흐름이 훨씬 좋아질 것으로 보인다.

 ◆금융자산 운용은 안정적으로=내년 초 딸이 독립하고 나면 그동안 다달이 딸에게 들어가던 120만원을 활용할 수 있게 된다. 여기다 아파트 매도 후엔 담보대출금에 대한 이자 비용 50만원이 줄어드는 부수효과도 생긴다. 이 170만원을 굴려 배씨가 은퇴하는 2017년까지 금융자산을 불리도록 하자. 은퇴 시점까지 5년 남짓 남은 점을 감안하면 공격적인 투자보다는 안정성 위주로 운용하는 게 좋겠다. 자금의 80%는 정기적금에, 20%는 적립식 펀드에 불입하면 적절하다는 판단이다. 목표수익률 5% 기준 5년 후 1억1500만원을 손에 쥘 수 있다. 이 목돈은 몸이 불편한 배씨가 은퇴한 뒤 필요한 의료비와 비상자금으로 쓰면 되겠다. 배씨는 공무원 연금에서 매달 200만원씩 타게 돼 노후생활비는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남편의 연금보험 불입액 늘려라=남편 명의로 들어놓은 연금보험은 가입한 지 3년이 약간 넘었고 월 불입금이 10만원에 불과해 노후생활비에 별다른 보탬이 되지 않는다. 공무원 연금이 평생 나오는 배우자에 비해 남편의 노후준비는 허술한 편이다. 부부 어느 쪽이든 배우자의 사망 뒤엔 독거생활이 불가피해 노후준비는 각자의 몫으로 생각하는 게 바람직하다. 따라서 남편의 연금 불입은 꾸준히 해 나가되, 여유가 생긴다면 불입액을 높이는 것이 좋다. 딸이 취업하게 되면 딸 앞으로 가입한 월 40만원의 연금과 보험을 본인이 부담토록 하고 이를 남편의 연금보험 불입금에 얹어 납입하도록 하자. 투자수익률 5% 기준 2018년엔 4600만원의 연금자원을 만들 수 있다. 보장성 보험으론 100세까지 의료비 지원이 가능한 실손보험을 추천한다.

서명수 기자

◆ 재무설계 도움말=이택주 SK MONETA 수석컨설턴트, 임현정 신한은행 서울파이낸스골드센터 PB팀장, 정현영 미래에셋생명 퇴직연금자산관리팀 차장, 양해근 우리투자증권 부동산팀장(왼쪽부터 시계 방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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